
한 사람이 황무지에서 가나안 땅을 이룩한 비결
내가 마지막으로 엘제아르 부피에를 만난 것은 1945년 6월이었다. 그때 그는 87세였다. 나는 그 옛날의 황무지로 가는 길을 다시 찾아갔다. 전쟁이 나라를 황폐하게 만들었는데도 이제는 뒤랑스 강 계곡에서 산으로 버스가 다니고 있었다. 나는 옛날 내가 걸어갔던 곳이 어디인지 더 이상 알아볼 수 없었다. 버스가 비교적 빨리 달렸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다. 난생 처음 가보는 곳으로 가는 것 같았다. 마을 이름을 듣고 나서야 내가 그 옛날의 황량했던 땅에 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베르공 마을에서 버스를 내렸다.
1913년에는 이 마을에 열 집인가 열두 집이 있었다. 이 마을에는 단 세 사람만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난폭했고 서로 미워했으며 덫으로 사냥을 해서 먹고 살았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거의 원시인에 가까운 삶이었다. 쐐기풀이 버려진 집들을 덮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죽음을 기다리는 것 밖에 희망이 없었다. 하물며 선한 일을 하며 사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공기까지도 달라져 있었다. 옛날에 나를 맞아주었던 메마르고 거친 바람 대신에 향긋한 냄새를 실은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물 흐르는 소리 같은 것이 저 높은 언덕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숲 속에서 부는 바람소리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못 속으로 흘러들어 오는 진짜 물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나는 만들어진 샘에 물이 넘쳐 흐르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나를 가장 감동시킨 것은 그 샘 곁에 이미 네 살의 나이를 먹었음직한 보리수가 심어져 있는 것이었다. 벌써 잎이 무성하게 자란 이 나무는 분명히 부활의 한 상징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더구나 베르공 마을에는 사람들이 희망을 가져야만 할 수 있는 공동작업을 한 뚜렷한 흔적이 있었다. 희망이 이곳에 다시 돌아와 있었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망가진 집들과 담장을 모두 허물어버리고 다섯 채의 집을 새로 지었다. 그 후로 마을 사람들의 수는 28명으로 늘어났는데, 그 가운데는 네 쌍의 젊은 부부도 있었다. 산뜻하게 벽을 바른 새 집들이 채소밭에 둘러싸여 있었다. 채소밭에는 양배추와, 장미, 파와 금어초, 샐러리, 아네모네 등 채소와 꽃들이 가지런히 자라고 있었다. 그곳은 사람들이 살고 싶은 마을이 되어 있었다.
그곳에서부터 나는 다시 더 걸어갔다. 그곳은 이제 막 전쟁이 끝나 아직 삶을 활짝 꽃피우지 못하고 있었지만, 자라로는 이미 무덤 밖에 나와 있었다. 나지막한 산기슭에는 보리와 호밀이 자라고 있었고 저 아래 좁은 골짜기에는 푸른 풀밭이 파랗게 물들어 있었다.
이 고장 전체가 건강과 번영으로 다시 빛나기까지는 그로부터 8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1913년에 보았던 폐허의 땅 위에는 잘 단장된 아담하고 깨끗한 농가들이 들어서 있어 행복하고 안락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비와 눈이 숲 속에 스며들어 옛날의 말라버린 샘들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 샘물로 물길을 만들었다. 단풍나무 숲 속에는 농장마다 샘을 갖고 있어서 맑은 물이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싱싱한 박하 풀잎으로 흘러 넘치고 있었다.
마을들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땅 값이 비싼 평야지대의 사람들이 이곳으로 이주해와 젊음과 활력과 모험정신을 가져다 주었다. 건강한 남자와 여자들, 그리고 밝은 웃음을 터뜨리며 시골 축제를 즐길 줄 아는 소년 소녀들을 길에서 만날 수 있었다. 즐겁게 살아가게 된 뒤로 몰라보게 달라진 옛 주민들과 새로 이주해 온 사람들은 합쳐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엘제아르 부피에 덕분에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한 사람이 오직 육체적, 정신적 힘만으로 홀로 황무지에서 이런 가나안 땅을 이룩해 낼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는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주어진 힘이란 참으로 놀랍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위대한 혼과 고결한 인격을 지닌 한 사람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이 없었던들 이러한 결과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마다, 나는 신에게나 어울릴 이런 일을 훌륭하게 해낸 배운 것 없는 늙은 농부에게 크나큰 존경심을 품게 된다.
엘제아르 부피에는 1947년 바농 요양원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출처: 나무를 심은 사람 5장>
<독서토론 질문>
<질문>
한 사람이 오직 육체적, 정신적 힘만으로 홀로 황무지에서 가나안 땅을 이룩해 낼 수 있었습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힘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위대한 혼과 고결한 인격을 지닌 한 사람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나무를 심은 사람 '엘제아르 부피에'가 만든 변화가 참 많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변화는 어떤 점인가요?
<독서토론 사례>
기ㅇ환
"베르공 마을에는 사람들이 희망을 가져야만 할 수 있는 공동작업을 한 뚜렷한 흔적이 있었다. 희망이 이곳에 다시 돌아와 있었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보람있는 할 일을 발견하였고, 사랑할 가족과 이웃을 만났으며, 미래에 대한 확실한 희망을 찾았기 때문에 행복에너지가 가득하다.
사람들이 공동목표를 가지고 함께 동행하면 시너지가 발생하는데, 일을 함께할 때 가치가 더욱 빛나기 때문이다.
이ㅇ호
"그곳은 사람들이 살고 싶은 마을이 되어 있었다."
"마을들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즐겁게 살아가게 된 뒤로 몰라보게 달라진 옛 주민들과 새로 이주해 온 사람들은 합쳐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엘제아르 부피에 덕분에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출산률 하락으로 인구절벽시대가 되었다.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어도 소용이 없다. 나무를 심은 사람을 읽으며 사람들이 어떻게 유입이 되는지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살고 싶은 마을이 되려면 마을이 생명력으로 되살아나야 한다.
<효사랑가족요양병원 내에 있는 효사랑건강도서관에서 진행한 내용입니다. 건행실천독서는 매월 넷째 주 금요일에 있습니다. 문의: 기동환회장 010-4578-8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