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편안한 밤으로 온순하게 들어가지 마시오. 딜런 토마스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Dylan Thomas

작성일 : 2023-08-26 09:46 수정일 : 2023-08-28 08:37 작성자 : 정석권 기자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Old age should burn and rave at close of d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Though wise men at their end know dark is right,

Because their words had forked no lightning the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Good men, the last wave by, crying how bright

Their frail deeds might have danced in a green b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Wild men who caught and sang the sun in flight,

And learn, too late, they grieved it on its w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Grave men, near death, who see with blinding sight

Blind eyes could blaze like meteors and be g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And you, my father, there on the sad height,

Curse, bless, me now with your fierce tears, I pr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ㅡㅡㅡㅡㅡ

저 편안한 밤으로 온순하게 들어가지 마시오

 

저 편안한 밤으로 온순하게 들어가지 마시오

노년은 날이 저물 때 불타오르며 고함을 질러야 하오

분노하고 분노하며 스러지는 빛에 맞서시오.

 

현명한 이들은 죽음을 앞두고 어둠이 정당함을 알지라도

자신의 말이 번갯불 하나 던지지 못했기에

저 편안한 밤으로 온순하게 들어가지 않는다오.

 

선한 이들은 마지막 파도가 다가올 때 자신의 나약한 행동들이

녹색 만()에서 얼마나 밝게 춤출 수 있었던가를 외치며

분노하고 분노하며 스러지는 빛에 맞선다오

 

도망가는 태양을 붙들고 노래했던 거친 이들도

태양은 제 갈 길 가고 있음을 슬프게도 뒤늦게 깨닫고

저 편안한 밤으로 온순하게 들어가지 않는다오.

 

죽음에 이르러 보이지 않는 눈으로 세상을 보는 근엄한 이들도

멀었던 눈이 유성처럼 불타오르고 즐거울 수 있기에

분노하고 분노하며 스러지는 빛에 맞선다오.

 

그러니 그대, 나의 아버지시여, 저 슬픈 언덕에서도,

부디 사나운 눈물로 나를 저주하고 축복하시고.

저 편안한 밤으로 온순하게 들어가지 마시오.

분노하고 분노하며 스러지는 빛에 맞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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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우주탐사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격려하는 의미에서 인용된 시입니다. 실제로 이 시는 시인 딜런 토마스가 임종을 앞둔 자신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시로 쓰였다고 합니다.

이 시에서 반복적으로 쓰인 "편안한 밤"은 모든 인간에게, 특히 늙고 병든 이들에게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죽음의 비유적 표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러지는 빛"이나 "마지막 파도"도 마찬가지로 죽음에 대한 완곡어법적인 표현입니다. 전반적으로 이 시에서는 죽음의 이미지가 반복되어 나타나고 그에 대해 순순하게 굴복하지 말고 분노하고 맞서 싸우라고 강조합니다.

이 시의 처음에 등장하는 "날이 저물 때"도 마찬가지로 죽음을 앞둔 노년의 상태에 대한 비유적인 표현입니다. 날이 저물어 어두워질지라도 스스로 불타오르며 고함쳐야 한다고, 그리고 스러지는 빛에 대항하여 분노하고 분노하라고 강하게 권합니다. 기왕에 오게 되는 밤, 어차피 오게 되는 죽음에 온순하게 포기하고 무기력하게 끌려 들어가지 말고 굳세게 저항하라는 것이지요. 이것은 죽음을 부정하거나 그로부터 도피하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최후의 순간까지 격렬하게 삶을 살아내라는 말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이 시에 등장하는 현명한 이들, 선한 이들, 거친 이들, 그리고 근엄한 이들 모두 자신의 인생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쉽게 포기하지 않고 인생을 불태웠던 사람들로 그려집니다. 특히 마지막에 등장하는 근엄한 이들의 영어 표현은 "grave"인데 "근엄한"이라는 뜻도 있지만 "무덤"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어서 죽음에 관한 이미지가 강조됩니다. 멀었던 눈이라는 말은 호머나 밀턴과 같은 시인들이 눈먼 상태에서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한 것을 상기시키기도 합니다. 더불어 시인 자신의 아버지가 임종 직전에 실명했다고 하니 다음 시연에서 아버지를 언급하는 부분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시인은 직접 아버지를 호출합니다. 여기에서 슬픈 언덕이라는 표현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언덕을 상기시키며 죽음의 절박함을 강조합니다. 그는 아버지를 부르며 죽음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저주하라고, 그리고 뒤에 남은 자신을 축복해달라고 호소합니다. 마지막 두 행은 이제까지 반복적으로 말했던 편안한 밤으로 온순하게 끌려 들어가지 말고 스러지는 빛에 분노하고 분노하며 저항하라고 끝맺습니다. 이 시는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죽을 운명인 나약한 존재이지만 순순하게 포기하지 말고 최후의 순간까지 열정을 불태우며 현재를 적극적으로 살라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의 메시지를 임종을 앞둔 아버지에 대한 호소를 통해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정석권

미얀마 바간

 

 
정석권 기자 skcheong@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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