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은 열두 달이고 한 달은 삼십 일이다.
새해는 일 년을 시작하는 날이고 초하루는 한 달을 시작하는 날이다. 한 달이라는 기간은 상당히 긴 날이다. 한 달 내내 같은 일을 하라고 하면 지루해서 견디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긴 시간이다.
초하루는 중요한 날이다.
한 달을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새롭게 시작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새로운 달이 시작되는 초하룻날에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보는 것은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다지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다.
한 계절은 석 달로 이루어져 있는데 달마다 계절을 시작하고 계절이 무르익고 계절을 마감하는 의미의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오늘은 12월 초하루다.
12월을 섣달이라 부른다. 섣달이란 ‘설이 드는 달’이란 뜻이다. 그 말대로 하자면 1월이 섣달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왜 12월을 섣달이라 할까? 한 해를 열두 달로 잡은 것은 수천 년 전부터지만 어느 달을 한 해의 첫달로 잡았는가 하는 것은 시대에 따라 다소 바뀌었다.
그중에는 음력 동짓달인 음력 11월을 첫 달로 잡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대개는 음력 12월을 한 해의 첫 달로 잡고 음력 12월 1일을 설로 쇠었다. 때로는 동짓날을 설로 쇠기도 하였다. 그래서 음력 12월을 설이 드는 달이라 하여 ‘섣달’이라 부르게 되었다.
후에 음력 1월 1일을 설로 잡으면서도 그전에 음력 12월을 ‘섣달’로 부르던 관습이 그대로 남아 있게 되어 12월을 섣달이라 부르게 되었다.

동짓날 먹는 팥죽은 영양이 풍부하고 악귀를 물리쳐 주는 의미가 있다.
또 다른 뜻의 섣달이 있다.
섣달은 조선 시대 사용되던 말로써 어떤 일이 갑자기 발생해서 준비나 대비를 하지 않아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섣달"은 준비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것을 의미한다.
섣달마을이라는 동네가 있다. 섣달마을은 어떤 위기 상황에 처해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 갑자기 모여 생존을 위해 단기간 내에 구성된 마을을 말한다. 이런 마을은 점차 위기가 지나면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11개 달이나 보낸 12월을 왜 섣달이라 불렀을까?
이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감을 강조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많은 날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어느새 12월이 된 것을 마치 갑자기 찾아온 달처럼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정신 차리라고 그렇게 부른 것 같다.
섣달에는 동지가 들어 있다.
동짓날은 12월 21일, 또는 22일인데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이다. 이날이 지나면 낮이 조금씩 길어진다. 새봄을 향하여 가는 것이다.
이날은 동지팥죽을 끓여 먹는다. 팥죽을 먹음으로써 추위를 이겨내고 새로운 기운을 얻어 새롭게 시작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팥에는 단백질, 식이섬유, 철분, 칼륨, 니아신, 비타민 B1, B2,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여 몸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데 다시 없는 식품이다. 또한 팥죽은 붉은색이어서 악귀를 쫓아내고 좋은 기운을 불러오는 의미가 있다.

올해도 동짓날 팥죽을 먹고 한 해를 마무리 잘 하고 새해를 맞이하자
동짓날 팥죽을 먹는 풍습은 삼국시대 백제 고종왕과 왕비 고비로부터 시작된다. 왕비 고비가 동짓날이면 왕과 백성들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기 위하여 팥죽을 끓여 대접을 했다고 한다.
백제뿐만 아니라 고구려나 신라에서도 동짓날 행사가 있었는데 그때에 행사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팥죽을 끓여 대접을 했다.
오늘은 섣달 초하루다.
이제부터 추위가 본격적으로 닥쳐올 것이다.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추위를 이겨내어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