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야생차를 마시며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이할 채비를 한 시간
초 겨울 날씨와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든 11월 둘째 주에 일박 이일 여정으로 여수 여행을 다녀왔다. 가는 길에 순천 선암사에 들러만추의 가을 절경을 담았다.
점심을 먹으러 선암사 입구에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온 밥 집을 찾아 갔다. 24첩 반상에 묵무침과 생선전, 떡갈비와 청국장이 한 상 거하게 차려진 진수성찬을 받았다.

맛있는 백반 한 상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선암사를 향해 출발했다.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 양 옆으로 아직 잎을 다 떨궈내지 못한 단풍 든 나무들이 삭막하기만 할 뻔한 가을 경치에 따스한 온기를 주고 있다.
길 아래 계곡에는 수량이 풍부한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려와 걸어가는 내내 머릿속과 마음속을 다 씻어 주는 것 같다.
벗은 몸으로 당당하게 겨울을 맞이 하고자 나뭇잎 한 잎까지 오롯이 떨구어낸 고목이 자연의 위대한 섭리를 온 몸으로 가르쳐주고 있다.

선암사 가는 길 중간에 야생차체험관이 있는데 오는 길에 둘러보기로 하고 그냥 지나쳐 갔다.
선암사에 거의 다다르면 유명한 아치형 돌다리가 보인다. 단풍 든 나뭇가지사이로 보이는 반원형의 돌 다리 아래로 계곡물이 흐르는 경치가 빼어나 사진사들에게 언제나 인기 만점 곳이다.
계곡 옆에 이층으로 지어진 누각이 알록달록 단풍든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거대한 암벽과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가 따로 없다.
절 바깥 마당에는 인공으로 도랑을 파서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고 돌을 쌓아서 만든 자그마한 연못도 있다.
선암사로 들어가는 길 입구 좌우 양옆에도 수령이 오래된 단풍 나무들이 숲을 이루어 자라고 있어 만추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대웅전 마당에 들어서니 기와 지붕 너머로 하늘 높이 솟아있는 두 그루의 이름 모를 나무가 눈 길을 사로 잡는다. 절 앞마당에도 잘 가꾸어진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는 점이 여느 절과 사뭇 다르다.
특히 거목으로 자란 은목서가 여러 그루 있었는데 나무 전체가 거대한 꽃송이 모양으로 가지가 무성하고 잎이 풍성한 게 신기하다.
지주목으로 여기저기를 받쳐 놓은 늙은 와송도 그 크기가 작은 마당을 다 차지할 만큼 큰데 사방으로 뻗어나간 구불구불한 가지들이 그대로 예술작품이다.
보통 절에서 화장실은 '해우소'라 하는데 여기는 적나라하게 '뒤 간'이라 적혀 있어 웃음이 난다. '뒤 간'마저도 참 예스럽다.
황금 빛 은행잎이 소복이 쌓인 사잇길 풍경도 참 예쁘다. 절 구경을 다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노란 낙엽이 수북이 쌓인 언덕 아래 아담한 한옥 기와 지붕위에 낙엽이 내린 풍경이 그림 같다.
내려오는 길에 오던 길에 봐 두었던 전통차 체험관에 왔다. 한 옥 서너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데 그 중 한 곳은 야생차 체험관이라 하여 들어가 보았다.
전시관에는 녹차를 비롯하여 야생차들에 관한 정보와 실물 야생차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다기세트도 판매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회가 되면 다도는 꼭 한 번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전시관 밖에는 야생차를 시음도 하고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어 야생차 몇 종류를 시음할 수 있었다.
겨울살이 차는 추운 겨울에 마시면 혈액 순환을 촉진하여 따뜻하게 해주고 항암효과도 뛰어나다고 하여 한 통 구입했다.
늦가을 순천선암사 여행은 따뜻한 야생차를 마시며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이할 채비를 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