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몸 기꺼이 해부용으로 바치나니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에 기증된 시신들

작성일 : 2024-01-09 07:18 수정일 : 2024-01-09 09:40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죽어서도 할 일이 있나니 기쁘다.”

이 말은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앞에 있는 추모비에 쓰여 있는 말이다. 이 추모비는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체 해부학 교육과 실습을 위하여 기꺼이 자기의 몸을 내어놓은 시신 기증자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의과대학 동창회에서 세운 것이다.

 

의과대학 앞에 세워진 추모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다.

이 비는 죽어서도 할 일이 있나니 기쁘다는 마음으로 전북대학교 의과계열의 해부학 연구 및 교육을 위하여 몸을 바치신 당신들의 고귀한 정신을 추모하기 위하여 세운 것입니다.

고마우신 당신들이여! 당신들의 그 높은 정신은 의학의 발전과 복지사회 건설에 초석이 될 것이며 우리들의 가슴 속에 큰 빛이 되어 영원히 간직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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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을 추모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전북대 의과대학에 세워진 시신 기증자 추모비

 

추모비 옆에는 시신 기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작은 돌들이 놓여 있다.

우리 대학의 의과 교육과 연구를 위하여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헌신하신 고인들을 추모하며 그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여기에 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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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추모 문구가 새긴 돌이 있고 그 옆에 연도별로 시신을 기증한 사람들의 명단이 있다.

유교 사상이 깊이 자리 잡아 돌아가신 분들의 시신을 좋은 곳에 모시기 위하여 내로라는 지관을 동원하여 명당을 찾기 위하여 거액을 투자하는 풍수지리에 집중하는 우리나라의 정서로 보아 자신의 시신을 땅에 묻지 않고 의과대학 학생들의 해부용으로 내놓는다는 것은 대단한 희생정신과 용기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본인이야 숭고한 정심으로 시신을 기증하고 싶다 해도 자식 된 도리로 그것을 허용할 사람들도 많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나 이것은 시신을 해부하는 것이니 훼손이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일이다.

 

추모비가 서있는 곳은 해부학 실습실건물 앞이다.

이곳에는 해부학 실습실 추모실이 있다.

 

  시신 기증자들의  시신으로 학습하는 해부학 실습실

 

이 추모실은 의학 발전을 위하여 자신의 몸을 기증하신 분들을 추모하는 공간입니다.”

시신을 기증하신 고마우신 분들의 명단에는 1993년부터 2022년까지 600여 명의 이름이 연도별로 게시되어 있다.

이들은 죽어서 썩을 몸을 가장 값지게 사용하도록 해준 사람들이다. 참으로 훌륭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숭고한 마음에 흠뻑 젖어서 대학병원 뒷산인 건지산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면 의과대학 뒤뜰에 추모동산이라 쓰여 있는 커다란 돌비석이 하나 서있다. 

의과대학에 시신을 기증한 분들의 영혼이 이곳에서 쉬고 있는 것이다.

 

 의과대학 뒤뜰에 마련된 추모 동산

 

같은 공간이라도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진다. 이곳에 오면 옷깃이 여미어진다. 숭고한 정신의 소유자 앞에서 내 몸이 한없이 작아지는 순간이다.

 

 

 
이용만 기자 ym60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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