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미술 전람회 초대전

오산 홍성모의 전북의 산하 그리고 영월

작성일 : 2024-02-02 12:04 수정일 : 2024-02-04 15:04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전주의 한복판

전라북도예술회관 전관을 가득 채운 특별한 개인 전람회가 있다. 작품이 무려 400여점이다. 단체로 하는 서예비엔날레 전시회 때는 그런 일이 있었지만 개인전을 이렇게 전관을 모두 채운 적은 없었다.

 

전라북도특별자치도 출범 기념으로 열린 이 전람회는 전북 부안 출신인 오산 홍성모 동양화 작가 초대전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과 JTV, 전라매일이 공동으로 후원하여 이루어진 미술 잔치다.

 

오성모 작가는 전북 부안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은 강원도 영월에서 산다. 영월군에서 살 집과 화실과 그림을 보관할 곳까지 마련해 주며 모셔갔다.

그가 영월에 자리를 잡게 된 사연은 서울에서 전시회를 열었는데 마침 영월군수가 전시회에 들렸다가 이런 작가라면 영월에서 작품활동을 하여야 한다고 데려갔다는 것이다. 참으로 부러운 대접이다. 영월군수 화이팅이다.

 

  부안 사람 오산 홍성모 초대전이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전시실은 1층과 2층과 3층을 다 쓰고 있다. 아래층에는 작가가 직접 작품 설명을 해준다. 부안에서 나서 부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작품에 나타난 풍경은 부안의 명소들이다. 어렸을 때 소풍을 갔던 내소사를 비롯한 부안의 이름난 풍경들이 그대로 화폭에 담겼다.

 

작가가 나를 자기 작품 앞에 세우고 기념 촬영을 해주고 작가 자신도 작품 앞에서 포즈도 잡아준다. 참으로 고마운 배려다.

 

전시회를 연 작가가 취재기자를 작품 앞에 세우고 사진을 찍어 주었다.

 

요즘 화가들이 사진을 찍어다가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데 자기는 절대로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겨울 설경을 그리기 위해 직접 대상을 눈밭에서 스케치 한다는 것이다. 눈덮힌 한벽루 그림을 그리기 위하여 한겨울에 앞의 냇물에 들어가 스케치를 했다고 한다. 참으로 치열한 작가 정신의 소유자다.

 

2층의 전시장에서는 안내원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작가 자신이 친절하게 대해주더니 안내원도 참 친절하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고개를 흔든다. 자기는 시 낭송을 하는 사람이란다. 그러면서 자기가 소속되어 있는 재능시낭송단체에 들어오란다. 아니면 낭송하게 내 시라도 보내달란다. 치열한 사명감이 작가를 닮았다.

 

  작품 중에는 지금은 없어진 임실군 신덕면 조월리 정미소 그림도 있다. 

 

전라북도의 부안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이 많지만 영월에 대한 작품도 많다. 그중에서 한 전시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토기를 그린 그림이 눈길을 끈다. 영월에서 출토된 토기들인데 작가는 그들을 모두 화폭에 담았단다.

그중 한 작품을 소개한다. “설법하는 나한이다. 다른 작품들은 옷칠을 이용해서 그렸기 때문에 100년을 가는데 이 작품은 대칠을 해서 만년을 간단다. 칠 중에서도 만년을 가는 칠이 있나 보다.

 

영월은 단종이 유배를 갔다가 목숨을 잃은 곳이다.

영월군은 단종을 최대의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정치는 자비가 없다. 권력자들은 자기의 권력 유지에 조금이라도 걸림돌이 되면 여지없이 목숨을 앗아간다. 수양은 왕이었던 조카 단종을 멀리 영월로 귀양 보내 청령포 외진 곳에 두었다가 마침내 목숨을 빼앗았다. 그때에 버려진 단종의 시신을 몰래 가져다 장사를 지내 준 사람이 엄흥도인데 엄흥도의 혼을 받은 소나무가 단종이 머물렀던 단종이소의 담 너머로 기울어져 들어간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 작품도 있다.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의 가슴에 남아 있는 비밀의 문 흔적도 그려져 있다. 거기에 세상을 바꿀만한 비서가 들어 있었는데 풍수와 주역에 밝았던 전라감사 이서구가 마애불상 가슴의 문을 열고 비서를 꺼내려다 혼이 나서 얼른 닫았다는 것이다. 동학농민군을 지휘했던 손화중 장군이 그 비서를 꺼내어 책보로 싸서 들고 다녔는데 동학군들은 총을 맞아도 죽지 않는다는 말이 퍼졌다.

 

한 벽면을 다 차지하는 대작도 있고 작은 작품도 있다. 화가들은 대단한 사람들이다. 편편한 종이 위에 그림을 그려 풍경을 십리나 백리 멀리 떨어져 있게 만들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풍경을 그리기도 한다.

 

 자기 작품 앞에 선 오산 홍성모 화가

 

같은 세월을 살아왔는데 나는 한 장의 그림도 못 그렸는데 수백 수천의 그림을 그려 흔적을 남기는 사람은 누구인가? 자성의 시간이 되는 순간이다.

 

2024년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기념 초대전은 26()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다. 틈내어 한 번 가볼 만한 전시회다.

 

 

 
이용만 기자 ym60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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