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with the Fall of Icarus, William Carlos Williams (1883 –1963)
Landscape with the Fall of Icarus,
William Carlos Williams (1883 –1963)
According to Brueghel
when Icarus fell
it was spring
a farmer was ploughing
his field
the whole pageantry
of the year was
awake tingling
near
the edge of the sea
concerned
with itself
sweating in the sun
that melted
the wings' wax
unsignificantly
off the coast
there was
a splash quite unnoticed
this was
Icarus drowning
ㅡㅡㅡ
이카로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브뤼겔에 의하면
이카로스가 추락할 때는
봄날이었다
농부는 자신의 밭을
갈고 있었고
한 해의 모든 멋진 모습들이
깨어나
꿈틀거리고 있었고
근처
바닷가 가장자리에서
자기 일에
몰두하며
태양열에 땀 흘렸다
그것이 날개의 밀랍을
녹였지만
그건 별로 중요치 않았다
해안에서
일어난 일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 풍덩 소리
그것은
이카로스의 익사였다
ㅡㅡㅡㅡㅡㅡㅡㅡ
이 시는 미국의 시인이자 의사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시로 플랑드르의 거장 피터 브뤼겔 (Pieter Bruegel the Elder(c. 1530-1568))이 그린 시와 같은 제목의 그림에 대한 감상입니다. W.H. 오든(Auden)은 벨기에 왕립 미술관에서 브뤼겔의 그림들을 보고 <미술관에서>(Musée Des Beaux Arts)라는 시를 썼는데, 윌리엄스는 특히 브뤼겔의 <이카로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이란 그림에 대한 감상을 같은 제목의 시로 표현한 것이지요. 윌리엄스는 뉴저지주 러더퍼드 출생으로 펜실베니아 의대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와 의료 활동을 했습니다. 그는 러더퍼드에 있는 환자와 이웃들에게서 영감을 얻었고 그의 시는 미국적인 말투, 대화, 운율, 이미지 등이 특징입니다.
윌리엄스의 시는 이미지즘(imagism)과 모더니즘(modernism)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이미지즘은 시인이 선명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명확하고 간결한 어휘를 활용하는 시적 운동입니다. 모더니즘은 기존의 전문 시어를 구사하는 관습에서 탈피하여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시를 쓰고자 하는 예술운동입니다. 윌리엄스는 이미지즘과 모더니즘을 반영하여 명확한 이미지와 일상적인 미국 사람들의 언어를 시에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그의 시는 인생의 소소한 기쁨과 일상적인 순간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윌리엄스가 소재로 삼고 있는 브뤼겔의 그림은 비극적 주인공 이카로스의 신화를 표현한 것입니다. 오비드의 서사시 <변신>(Metamorphosis)에 의하면 이카로스는 그리스의 장인 다이달로스의 아들로서 함께 크레타섬에서 탈출합니다. 다이달로스는 밀랍과 새 깃털로 날개를 만들어서 탈출을 시도하는데, 아들 이카로스에게 태양을 향해 너무 높이 날면 밀랍이 녹아서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러나 이카로스는 다이달로스의 경고를 무시하고 너무 높이 날다가 태양열에 밀랍이 녹아서 바다에 빠져 익사하게 됩니다. 브뤼겔의 그림에, 그리고 이카로스의 시에 등장하는 농부는 이카로스의 비극적 사건을 알아채지 못하고 일상의 일을 계속하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윌리엄스의 시 "이카로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은 3행 7연으로 구성된 자유시입니다. 윌리엄스는 "시행 걸침 (enjambment)"이란 시적 기법을 사용하여 시의 각 행이 구두점 없이 다음 행으로 이어지도록 합니다. 이는 각 시행에서 의미가 완결되는 기존의 시적 관습에서 벗어나는 모더니즘 기법의 한 양상입니다. 이러한 시행 걸침 기법은 의미와 이미지들이 서로 단절되지 않고 중첩되며 이어지는 효과를 연출합니다. 농부의 밭 가는 모습과 봄날의 풍경이, 그리고 농부의 땀 흘리는 모습과 이카로스의 추락이 겹치며 대비되어 이 시의 주제와 연결됩니다.
이 시의 전체적인 주제는 삶과 죽음이며, 이카로스의 죽음과 같은 비극 이후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이카로스의 신화에서는 그가 주인공이지만, 여기에서 주요 초점은 농부의 노동과 봄날의 풍경에 있고, 이카로스의 추락은 농부가 알아채지 못하는 배경 사건으로 다루어집니다. 농부들은 밭을 갈고, 겨울은 지나 봄이 오고, 이카로스가 익사해도 삶은 계속됩니다. 브뤼겔의 그림과 윌리엄스의 시를 연결하는 것은 병치와 대비입니다. 그림에서 신화의 주인공 이카로스와 신화에서 등장하지도 않는 농부가 같이 그려지면서 농부는 전면에 배치되고 이카로스는 오른쪽 아래에 다리만 얼핏 보일 따름입니다. 시에서도 비슷한 구도입니다. 시의 대부분을 농부가 봄날의 태양열에 땀 흘리는 장면이 묘사되고 이카로스는 시의 시작과 끝에 잠깐 언급될 따름입니다. 중심과 주변이 병치와 대비를 통해서 그들의 위상이 역전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윌리엄스는 특유의 객관적 사실적 어조로 시를 이어 나갑니다. 이 시는 "브뤼겔에 의하면"으로 시작하면서 주관적 감정을 배제한 채 단지 브뤼겔의 그림 내용을 설명하는 전달자의 분리적인 자세를 취합니다. 윌리엄스 이 시에서 거대한 담론이나 영웅적 인물 묘사 또는 낭만적 서술이 아닌 객관적 어조와 무미건조한 문체를 통해서 담백하게 일상적인 모습을 강조합니다.
이 시는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윌리엄스는 거대함과 사소함의 병치와 대비, 문장구조와 의미가 이어지는 시행 걸침, 일상용어를 사용하는 짧은 문장들, 감성적 언어를 배제한 객관적 문체, 그리고 명확한 이미지를 활용하여 시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봄이 와서 만물이 소생하는 모습을 "따끔거리다, 꿈틀거린다"라는 뜻의 "tingling"이란 단어를 사용하여 생생하게 묘사하고, 농부가 "태양열에 땀 흘리며" 일하는 모습도 "sweating in the sun"이라고 표현하며 단어의 첫소리가 반복되는 두운을 사용하여 밭 가는 농부의 현장감을 더욱 강조합니다. 윌리엄스는 브뤼겔의 그림을 설명하는 시를 쓰는 과정에서 그리스 신화의 웅장함보다 일반 평민들의 땀 흘리는 일상의 중요성과 가치를 자신의 고유한 시적 기법을 사용하여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피터 브뤼겔 (Pieter Bruegel the Elder), <이카로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

피터 브뤼겔 (Pieter Bruegel the Elder), <이카로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
--부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