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최고 번화가였던 옛날 그 흔적들
옛날 전주우체국 거리는 지금도 우체국 거리다. 다만 전주우체국이라는 이름에서 경원동 우체국이라고 이름이 바뀌었을 뿐이다.
이 거리는 한 때 전주의 중심지였다. 이곳에 도청이 있었고 시청이 있었으며 미 공보관이 있었고 금융기관이 있었으며 미원탑이 휘황찬란하게 네온사인 빛을 발산했다. 시골에서 전주에 오면 이곳을 구경 나왔고 밤에 미원탑 네온사인을 보러 나왔다. 미 공보관이 있어 문화의 중심지였고 편지를 부치러 이곳 전주우체국으로 몰려들었고 전주 안과 병원을 비롯한 병원과 산업은행과 상업은행, 제일은행들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백도극장이라 불렸던 아카데미 극장도 이 부근에 있었다.
우체국 거리는 추억의 거리다. 밤새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서 우체국에 와서 우표를 사서 침 발라 편지 봉투에 붙이고 우체통에 넣었던 추억이 있다. 크리스마스 때에는 한웅큼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부치던 추억도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한때 전주 최고의 번화가였던 우체국 사거리
우체국 사거리 우체국 앞에 안내판이 서 있다. 거기 이렇게 쓰여 있다.
“역사 발전에 따라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고 옛길이 버려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지 모른다. 전주 경원동 우체국은 소통의 가교로써 옛 전주의 중심인 전주우체국이었다.
과거 1884년 우정총국이 개설된 이후 1896년 2월 전북에서 최초로 ‘전주우체사’가 개설된 곳이다. 이곳은 전주 시민들의 랜드마크이자 도시의 심장터였다.
맞은편에 있는 가족회관은 전주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풍남백화점이 있던 자리였고 그 주변으로 서점, 음식점, 모자점, 의상실, 다방, 술집 등 없는 게 없는 번화가였다. 이곳이 바로 전주성 원조 옛길이다. 우체국 사거리 옛길은 시대를 지나 근대와 현대를 지나온 시대의 기억을 품고 있는 곳이다.”
지금 중소기업은행 현관 옆에는 '전라북도 도로원표'가 있다. 전라북도의 모든 거리는 이곳을 중심으로 벋어나가고 이곳을 표준으로 거리가 정해진다.

도로의 기준이 되는 전라북도 도로원표와 미원탑 터 안내문
도로원표 옆에 전주미래유산 9번인 미원탑 터가 있다.
이 미원탑 터는 1967년 현 위치에 조미료 미원을 선전하기 위하여 미원회사에서 광고용 네온사인을 설치하였던 곳이다.
미원탑은 밤이면 찬란한 네온사인이 번쩍였고 많은 시민들이 신기한 광경을 보러 모여들었다. 미원탑은 전주의 자랑거리였고 전주 시민의 약속 장소였다. 도로정비로 1979년에 미원탑이 철거될 때까지 번쩍번쩍 빛을 냈다. 그때를 아는 사람들은 지금도 그때 그 광경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 미 공보관이 있었다. 지금 금암동 전북대학 병원 앞에 있는 안디옥 교회 건물인 둥그런 양철 건물이 바로 이곳에 있던 미 공보관 건물이었다. 그것을 안디옥 교회에서 구입하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제 그 양철 건물은 그냥 양철이 아닌 역사적인 상징물인 것이다.
이 거리는 전라감영과 전주 관아의 거리였다. 숨소리도 크게 못 내고 졸아서 발소리 죽여 지나가던 거리다. 다시 복원된 전라감영의 건물이 우람하게 서 있는 옆길이다.

전라감영과 전주 관아 안내문
거기에 기념비가 서 있다.
“전라감영과 전주 관아”에 대한 기념비다.
이곳은 조선시대 전라도 관청인 감영과 전주부의 관청인 관아가 있었던 곳이다. 전라감영에는 전라도와 제주도를 관할하는 감사가 주재하였고 관아에는 전주를 관할하는 판관이 주재하였다. 현재로 비교하면 감사(관찰사)는 도지사, 판관(부윤)은 시장과 같은 직위다.
지금은 전에 전북도청의 자리에 전라감사가 집무하였던 선화당이 복원되어 있다. 이곳 선화당은 역사적, 상징적 의미가 크다. 전주부성 내의 감영과 관아 시설은 국왕의 상징인 객사를 중심으로 남쪽으로 배치하였다. 객사 뒤쪽으로는 조산을 조성하고 관아 북쪽으로 인공조림을 하였으며 북문인 공북문은 임금을 향하는 문이라 신성이 여겨 일반 백성들의 출입을 막았다. 심지어는 전라감사가 부임할 때도 북문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서문으로 들어왔다.
반면 주민들의 왕래가 빈번했던 남문에는 T자형 도로를 내고 개방적인 풍남문을 세워 번화한 거리로 만들었다. 특히 객사에는 풍패지관이란 대형 현판이 걸려 있어 전주가 조선 왕조의 본향임을 밝혀주고 있다. 이 풍패지관은 중국에서 온 사신이 직접 써준 글씨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전주성의 네 개의 문인 동서남북문이 다 보인다. 이곳은 사방팔방 사통팔달의 지점이었던 것이다.

사통팔달, 전주성 4문이 다 보이는 우체국 사거리
이곳에 서서 열세 살의 나이로 처음 전주에 와서 어리둥절하던 그 시절의 감흥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