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홍 개인전, 기린미술관에서 전시 중
이상한 제목의 미술전람회가 열렸다.
“생화(生畵) 그래도 그림”
하지홍 개인전이다.
2024년 5월 15일(수)까지 문화공간 기린미술관 2관에서 열린다.
생화(生畵)?
생화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날 생(生) 자에 그림 화(畵) 자다. 그림을 창조한다는 그 자체를 말함일까, 살아있는 그림이라는 말일까? 아니면 생명이 탄생되는 근원을 말하는 것일까?
의구심을 품은 채 들어선 하지홍 개인전 전시장에는 하지홍 작가의 그림 4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여느 그림 전시회와는 다른 분위기와 느낌을 받는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생명의 기운이 감싸고 있다.
개인전의 주제 때문일까?
“생화(生畵) 그래도 그림”
그래서 그림들이 살아 있고 그 기운으로 생기가 가득한 것인가 보다.

하지홍 개인전에 전시된 작품들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이 「우주의 신비」다.
「우주의 신비」는 Ⅰ에서 Ⅴ까지 5편이 있다. 제목이 다른 「우주」도 있고 「우주 속의 나」도 있으며 「블랙홀」도 있다. 같은 맥락의 「구원」도 있다. 성경에 나오는 천지창조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작품들은 지고지순한 신앙인의 마음으로 감상하면 작품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다.
「우주의 신비 Ⅰ」에서는 위아래로 나누어진 공간 속에 위쪽 파란 부분에 다소 큰 검은 태양이 있고 아래 붉은 부분에 조금 작은 검은 태양이 있다. 지구가 형성되기 전, 아직 죽처럼 혼돈의 세계에서 태양과 달이 탄생하기 직전이 아닌가 한다.
「우주의 신비 Ⅱ」에서는 빨강, 파랑, 노랑 등 빨주노초파랑보의 갖가지 색으로 피어난 꽃처럼 둘러싸인 속에 커다란 태양계의 구성원 같은 물체가 자리 잡고 있다. 이제 우주에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있는 둣하다.
「우주의 신비 Ⅲ」에서는 사방은 밤이다. 그렇다고 아주 어두운 밤은 아니다. 밤하늘에 태양이 자리를 잡은 듯하다. 달은 아직 한쪽에 숨어 있다.
「우주의 신비 Ⅳ」에서는 달이 자리를 잡은 듯하다. 녹색의 바탕에 강물인 듯, 산맥인 듯 줄기가 흐르고 크고 노란 동그라미가 덩그렇게 솟아 있다.
「우주의 신비 Ⅴ」에서는 붉은 태양이 큼지막하게 자리를 잡고 있고 둘레를 파란색과 녹색과 검은색으로 혼합된 우주가 둘러싸고 있다. 물줄기도 흐르고 있다. 태초의 혼돈 속에서 질서를 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홍 개인전에서의 우주의 신비 중 「우주의 신비 Ⅴ」 작품
「블랙홀」에서는 강렬한 붉은빛이 화면을 가득 채운 가운데 노란 테두리에 싸인 붉은 태양과 검게 덮어씌운 검은 태양이 또 하나 있다. 그야말로 블랙홀 속에서 정신이 아득한 느낌이다.
그런가 하면 「광야(예수가 걸은 길)」가 있다.
결코 세인들이 걷는 산책길이 아닌 광야의 고난의 길이다. 예수를 따르고자 하는 사람이 함께 걸어가야 할 힘든 길이다. 그러나 그 길은 영광으로 통하는 길이다. 크리스천들이 발길을 멈추고 신앙적 명상을 해보아야 할 그림이다.
하지영 화가는 하반영 화백의 아들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 화실을 드나들면서 그림을 익혀왔다. 그는 지금 하루 7시간 이상을 화실에서 그림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홍 화가의 아버지 하반영(1918~2015) 화백은 98세로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손에서 붓을 놓지 않았던 사람이다.
대한민국의 화가 가운데 가장 오래 살면서 세상을 떠나기 전인 98세에 ‘100세전’을 준비했던 사람이다.
그는 도내 회화 부문 최초로 ‘미수(米壽)전’, ‘구순(九旬) 개인전’을 갖는 등 ‘동양의 파카소’로 통한다. 나이 들어서도 그치지 않는 작품 활동과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작품 세계를 통해 세상사를 함께 고민해 보는 작품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하반영 화백은 1918년 경북 김천에서 출생했지만 9살 때부터 전북 군산 신풍공립보통학교를 다녔다. 그곳에서 금릉 김영창 선생을 만난 후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산북동을 중심으로 군산에서 유년기를 보내면서 그림에 대한 기초를 다졌다.
그의 열정은 60세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으며 400년 전통의 프랑스 ‘르 살로전’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89세의 나이로 일본의 자존심이라 일컫는 ‘이과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파리 및 도쿄, 바르셀로나 올림픽 국제전 등 각종 국제전 및 단체전에 3백여 회 출품했으며, 국내외 개인전만도 1백 여 회를 열었다.
그는 군산시에 그림 100여 점을 기증하기도 하였다.
자신의 혼이 담긴 소중한 작품 대부분을 사회복지재단, 독거노인, 독립유자녀, 불치병 환자 등을 위하여 기증해 왔으며, 군산시에 기증한 작품은 군산시민뿐만 아니라, 많은 도민들에게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홍 개인전에는 우주의 근원을 생각하개 하는 그림들이 많다
“생화(生畵) 그래도 그림”
일부러 시간을 내어 이곳에 들려 하지홍 작가가 전하는 생명의 소리를 들어보면 내가 무엇이며 누구인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하지홍 개인전은 고사동 젊은이의 거리에 있는 기린미술관에서 5월 15일(수)까지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