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들이 가장 애호하던 동양의 고전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진나라가 힘없는 한나라를 향해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갔다. 목적은 한 사람의 책의 저자를 데려오기 위해서였다. 그가 바로 『한비자』를 지은 한비였다.
한나라에서는 보잘것없은 존재였던 한비였기에 얼른 한비를 내주고 전쟁을 마무리 지었다.
도대체 한비가 지은 『한비자』가 어떤 책이었기에 진시황이 전쟁까지 일으켰을까?
한비가 지은 『한비자』는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중국을 다스려온 제후들이 금과옥조처럼 귀하게 여기는 책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가 가져야 할 정치적 자세와 책략을 적은 이 책은 중국뿐만 아니라 동양의 제후들이 즐겨 읽던 필독도서였다.

진시황이 애독했던 책, 한비의 한비자
『한비자』에서는 나라를 다스리는 왕들에게 어떻게 하라고 가르치는가?
한마디로 말하면 법을 강하게 집행하라는 것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 법으로 국가를 다스릴 마음이 없고 권력으로 대소신료를 제어할 능력이 없으면 국가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강력한 법의 집행을 통하여 국가를 튼튼하게 유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진시황을 감동시킨 훌륭한 책을 지은 한비는 부귀영화를 누렸을까?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감옥에 갇혀 있다가 사약을 받고 죽고 말았다. 당시에 진나라의 재상은 한비와 순자 밑에서 동문수학하던 이사였다. 이사는 스스로 ‘나는 한비에 미치지 못한다’고 할 만큼 우수한 한비가 진나라에 오자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울 것을 염려하여 모함을 하여 그를 감옥으로 보냈고 독약을 마시게 하여 죽게 만들고 말았다.
그러나 이후에 그가 지은 『한비자』는 제후들의 필독 도서가 되었다. 진시황 이후 춘추전국시대 이래 법가 사상은 매우 정교하게 통합되고 발전을 하게 되었다. 『한비자』는 시대의 사상 흐름에 이정표가 될 수 있는 법가사상을 집대성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한비는 『한비자』에 자신이 생각한 제왕의 책무에 대하여 천재적 발상을 펼쳐놓았다. 제왕으로서 꼭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명확하게 제시해 놓았다.
“제왕의 모든 언행은 국가의 성공적인 통치와 변방의 공략, 그리고 천하를 평정하는 것이다. 한 나라의 통치자는 그들이 추구하는 모든 목적은 스스로 군왕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것이고 권력을 동원하여 혼란을 막고 자신의 생명을 지키고 재난을 막음으로써 불후의 패업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이 있다.
조선시대 왕을 향하여 신하들이 했던 말이다.
“조선은 왕의 나라가 아니라 선비의 나라이옵니다.”
왕권이 제대로 행사되지 않았던 나라가 조선이었다. 이를 바로잡고자 했던 정조나 광해군은 선비들에 의해 살해되거나 쫓겨났다. 조선에서는 비자의 『한비자』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던 것이다. 조선에서도 비자의 『한비자』를 세자들의 교육 지침서로 삼았더라면 보다 강력한 국가를 이루어나가지 않았을까.
비자의 『한비자』는 지금도 중국은 물론 모든 통치자들에게 통치의 지침서 역할을 하고 있다.
비자의 『한비자』에는 법가사상을 실천했던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곁들여 있고 한비 사상의 현대적 의의와 한비 사상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도 수록되어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얻을 수 있는 지식과 지혜가 들어 있는 책이니 한 번쯤 읽어보아야 할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