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신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

자세히 보아야 알게 되는 자연의 신비

작성일 : 2020-10-04 23:16 수정일 : 2020-10-05 08:56 작성자 : 기동환 기자

자연의 신비는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오래 보아야 알게 된다

 

두리번 두리번 이리저리 살피면서 건지산 주변을 거닐었다. 걷다가 잠시 멈춰서 숲속을 바라보니 색깔이 아름다운 생물이 앉아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자세히 바라보니 범상치 않은 모습이다. 몸 전체가 황금색이다. 도망가지 않고 포즈를 취해서 몇 장을 찰칵했다. 동행하던 아내에게 말했더니 자세히 보려고 풀숲을 헤치니 껑충 달아나 버렸다. 집에 도착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멸종 위기 고유종이다. 지인들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방송타도 될 것 같다고 한다. 운수대통 만사형통이라는 댓글도 올라왔다. 그것은 바로 황금 개구리 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문의해 보아야겠다.

돌아오는 길에 자그마한 언덕을 바라보니 흙을 밀치고 살며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샛노란 버섯이 여러 개 있다. 역시 찰칵해서 버섯 전문가님에게 보냈다. 영지버섯이란다. 와우 조아!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앞만 보고 걸었다면 보이지 않았을 것들이 천천히 걸으면서 호기심을 가지고 살펴보니 숲속에 보물들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오래 보아야 알게 된다. 자연의 신비스러움을...

 

복숭아 과수원 울타리를 살펴보니 하얗게 별 모양을 한 꽃들이 어우러져 피어있다. 둥근잎유홍초와 색깔이 다르지만 모양이 비슷하다. 전문가인 산님에게 사진을 카톡으로 보냈다. 애기 나팔꽃으로 귀화식물이라고 알려주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님의 시 ‘꽃’ 중에서

 

마을 어귀 울타리에 호박 꽃이 한창이다. 벌들이 꽃들 사이를 오가면서 열심히 가루받이를 하고 있다. 호박꽃 속 사진을 찍으면서 살펴보니 꽃술이 여러 개다. 전에는 주로 꽃술이 한 개인 것들을 보았었다. 검색해보니 꽃술이 한 개인 것은 수꽃이고, 여러 개인 것은 암꽃이다. 지금까지 호박 꽃은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는 것으로 알았다. 또한 덤으로 암꽃을 아래쪽에 피고 수꽃을 위쪽에 있는 것도 알았다. 열매를 맺으면 결실을 제대로 하기 위함이다. 정말로 모르는 것이 너무너무 많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배움에는 끝이 없음을 거듭거듭 통감한다.

모처럼 연휴를 맞이하여 집 주면에 있는 숲길을 나흘 동안 걸었다. 다행히도 집에서 1분 정도만 나서면 건지산으로 접어든다. 걷다 보면 툭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토실토실한 알밤 소리다. 몽실몽실한 상수리 소리다. 가을은 참으로 풍성하고 아름답다. 온갖 꽃들이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한다. 유록에 끌려서 숲으로 들어가면 음이온과 피톤치드로 인해서 몸과 마음이 상쾌하다. 엔돌핀, 세로토닌 도파민이 활발하게 분비되어서 면역세포가 증가하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진다. 식물의 증산작용으로 기온은 내려가서 무더위를 식혀주기도 한다. 숲에서는 미세먼지가 줄어들고 산소 농도가 높아져서 천연 공기청정기 역할을 한다. 고로 숲은 종합병원이다.

숲 가까이에 있는 주거지가 최고 좋은 삶의 터전이 아닐까? 나는 이전 아파트에서 15년을 살았다. 얼마 전에 이사를 했는데 겨우 30미터 정도 떨어진 옆 동이다. 그 이유는 좋은 환경을 떠나지 못하고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걸을 수 있는 만큼만 인생이다. 내 발로 걸을 수 있어야 자유가 있다. 짬이 나면 아니 일부러 시간을 내서 자연의 보고인 숲과 더욱 친해지고 숲과 동식물의 지혜를 배워야겠다.

야호!

숲은 신이 내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기동환 기자 kidong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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