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병동으로 가는 사람은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 산다.
그렇다고 마음대로 말하고 걸어 다니고 먹을 것을 먹는 것도 아니다. 몸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 놓인다.
그렇다고 눈을 감고 그대로 누워 있다가 죽을 수는 없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상태에서 살다가 죽는다. 그들에게 삶은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들에게도 주어진 삶이 있다. 그들은 주어진 짧은 시간에 꼭 할 일을 한다. 몸으로 하지는 못해도 인생의 정리를 하고 간다.

호스피스 병실의 환자들도 남은 시간을 최선을 다해서 살다 간다
그 지경이 되기 전에 최선을 다해서 살아갈 일이다. 환경 탓하지 말고, 팔자 탓하지 말고 지금 이 상태에서 최선을 다할 일이다. 조건을 갖추어서 하려면 시간만 낭비하고 만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는 강대국의 최고 사령관과 이름 없는 목동의 이야기다. 목동인 다윗이 무술을 익히고 병법을 익힌 다음에 전투에 임했다면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을까?
아니다. 지금 내가 처한 이 상태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이긴 것이다. 그가 가진 것은 늑대를 쫓아내는 데 썼던 물맷돌이었다. 그에게는 칼보다 물맷돌이 맞는 무기인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의 삽화
사형수가 바라볼 수 있는 것은 한 뼘 남짓한 작은 창을 통한 하늘이다. 그는 그 작은 창을 통하여 하늘을 보고 구름을 본다. 어쩌다 날아가는 새를 보면 횡재한 날이다.
내가 처한 지금 이 상태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해 보자.
내일을 위해 오늘을 억지로 참고 견디며 희생하지 말자. 어제는 지나갔고 내일은 돌아오지 않았다. 내일은 오늘을 기반으로 돌아온다.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다.
저기 두 노인이 걸어오고 있다.
한 사람은 나이는 먹었어도 기품이 있고 당당하다. 또 한 사람은 보기에도 안타까울 만큼 초라하다.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가? 기품 있고 당당하게 보이려면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
지금은 살아온 날들의 뒷부분이지만 살아갈 날들의 처음 부분이다. 살아갈 날들 중에서는 가장 젊은 때이고 가장 아름다운 때이고 가장 힘이 있을 때이다. 그것을 아껴두면 안 된다. 최선을 다해서 사용해야 한다.
지금 속상하고 화가 나는가? 빨리 마음을 가라앉히고 화를 삭여 마음의 평정을 찾아야 한다. 오늘 할 일은 화를 내는 일이 아니다.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을 힘내어 살아가는 일이다.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오지도 않은 내일을 걱정하며 오늘을 힘들게 살지 말자. 이팔청춘 청소년이라면 내일을 위해 오늘을 힘들게 살아도 된다. 그러나 이미 노인 대열에 들어선 사람이라면 그렇게 살면 안 된다.
나를 거울에 한 번 비춰보자.
대부분 깜짝 놀랄 것이다. 어느새 내가...
지금까지 조금만 있다가, 조금만... 미뤄왔던 일들을 이제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행하자. 모든 조건을 갖추어서 행하려면 아무것도 못 한다.
지금 이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잘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