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식]  시인이 쓴 수필집에는 무엇이 담겨 있나

조기호 시인의 첫 수필집, 『구시렁거리는 소리』

작성일 : 2024-08-23 05:45 수정일 : 2024-08-26 08:31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시인이 쓴 수필집에는 시 같은 수필이 담겨 있을까, 수필 같은 시가 담겨 있을까?

전북의 원로시인인 조기호 시인이 답을 내놓았다.

정작 본인은 여기에 대하여 한 마디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부끄러움의 변이라 하여 이렇게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다.

저에게 보내오는 수필집을 읽을라치면 섬세하고 마음의 밑바닥에서 표출해 내는 아름다운 심리묘사가 달빛이 쏟아지는 밤바다에 반짝이는 윤슬같이 잔잔하게 흐른다. 그런데 내 수필이라는 것은 막자갈을 이제 막 깔아놓은 신작로같이 울퉁불퉁하고 심리 위주가 아닌 사건 위주로 엮어진 듯하여 독자와 수필에게 미안하고 송구스럽다... 수필을 이르는 표현처럼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 못 되었음을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란다.”

 

그는 시인이다. 전북을 대표할 만한 원로시인이다. 그의 시는 그냥 쓰는 시가 아니라 마음속 깊이 울림을 주는 시다. 그의 시집은 산책이나 여행 갈 때 배낭에 넣어가고 싶은 시집이다.

그런 그가 낸 수필집은 어떤 수필집일까?

 

  오랫동안 시를 써오던 시인이 낸 첫 수필집 구시렁거리는 소리

 

조기호 시인의 첫 수필집 구시렁거리는 소리1, 눈길을 걸으며 등 5부로 나누어 50편의 수필이 들어 있다.

책을 펼치면 첫 수필, 백제금동용봉봉래산향로가 나온다.

부여 능산리 절터의 땅속에 처박혀 천 년을 살아온 백제가 걸어 나왔다.’고 신문에서 떠들썩하게 보도되었던 유물이다.

조기호 시인은 금마에 있는 미륵사지 박물관에서 백제 유물 모형을 판매한다는 말을 듣고 달려가 가격의 고하를 막론하고 덜커덕 산 사람이다. 그런 유물을 얼마나 소중하게 바라보았을 것인가?

 

동해에 우뚝 솟아 신들이 노니는 신산(神山), 봉래산에 사는 상서로운 새 봉황이 날아와 세세만년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기러기 다섯 마리를 갸웃이 올려다 맞았으며 엷은 미소를 홍안에 머금은 시선들이 제각기 악기를 들여 월금(月琴)을 타고 피리를 불어 해와 달을 다스리렷다...”

 

시인은 자기 작품을 막자갈 깔아놓은 신작로라고 겸손해했지만 오랫동안 시로 단련해 온 문장은 백제금동용봉봉래산향로만큼 고귀한 작품들을 낳았다.

 

그는 스물네 권의 시집 외에 장편소설 을 내었고, 동시집, 오월은 푸르구나, ! 그 배나무 꽃잎은 흩날리는데를 내었다.

이번에 수필집을 낸 것은 그의 역량을 문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맛보고자 하는 욕구에 부응한 것이라 생각된다.

 

많은 수필가의 수필집을 읽어 보았던 사람은 시인이 쓴 수필집인 구시렁거리는 소리를 꼭 한 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이용만 기자 ym60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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