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계곡 1급수에서 사는 고급 물고기
“형님, 고향 계곡에 사는 중태기 아시나요?”
“알지.”
“중태기를 ‘중고기’라고 부르는 것은 아시나요?”
“중고기? 그건 모르겠는데?”
때때로 이상야릇한 질문을 해서 녹슬어 가는 두뇌를 슬며시 닦아주고 가는 사람은 재야 인문 사학자 천판욱 선생.
그의 말에 의하면 중태기라 부르는 버들치는 깊은 계곡 1급수에서만 사는 물고기인데 별로 맛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일부러 깊은 계곡까지 찾아가서 잡을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깊은 계곡까지 오지 않는 틈을 노려 절에 사는 중들이 몰래 잡아먹는 물고기라 해서 ‘중고기’라고도 부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1급수 맑은 물에 산다는 장점과 건강에 좋은 천연 자료라는 점이 알려져 모두가 선호하는 귀한 존재가 되었다.

중태기는 전라도에서 버들치를 다르게 부르는 이름이다
중태기는 버들치를 다르게 부르는 이름이다.
버들치는 잉어목 황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의 일종이다. 깊은 계곡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고기로써 몸에 얼룩이 있고 손가락 크기만 한 고기다.
중태기는 동북아시아 전체적으로 널리 분포한 물고기다. 우리나라에서는 1급수 냇물 상류나 계곡에 살지만, 냇물 상류보다는 더 깨끗한 물을 선호하기 때문에 계곡에서 주로 서식한다. 하지만 수온이 올라가거나 물이 오염되어도 적응력이 강해서 1급수가 아닌 저수지나 물이 흘러드는 장소, 큰 강의 지류, 도심형 하천 등 다양한 곳에서 산다.
몸길이는 평균 10~15cm 정도다. 식성은 잡식이라 작은 갑각류나 수생곤충, 올챙이, 조류, 식물의 씨앗 따위를 먹는다.
활용 가치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니지만 식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잡어 매운탕 재료나 밀가루를 묻혀 튀김으로 만들어 먹는다. 일제강점기 때에 신흥무관학교를 비롯해서 만주 일대에서 무장투쟁을 하던 독립군들은 체력을 유지하게 위하여 이 버들치를 잡아서 생선탕을 끓여 먹기도 했다고 한다.
생김새가 날렵하고 귀엽게 생겨서 어항에서 키우기도 하는 어류인데, 먹이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먹는 데다 환경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여과력이 좋은 수조라면 잘 자란다.
다만 식성이 워낙 좋아서 주변의 작은 치어까지도 잡아먹어버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금붕어와 함께 키우면 안 된다. 금붕어보다 훨씬 빠르고 식욕과 공격성이 강해서 금붕어를 공격해 죽일 수도 있다.
전북 지역에는 버들치를 조선 중기의 고승 진묵대사(震默大師
-1562~1633)와 연결 짓는 전설이 전한다. 버들치를 중고기라 부르게 된 사유 중 진묵대사에 얽힌 설화가 있다.
진묵대사는 스님이면서도 술 먹고 고기 먹으며 자유롭게 행동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에서 높은 벼슬을 지내고 고향에 내려와 살던 김봉곡(일명 김동준)이 있었다.
진묵대사가 완주군에 있는 봉서사에 있을 때였다.
어느 날, 김봉곡이 전주 유학자들을 초청하여 계곡에서 중태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 술을 마시면서 시회를 열고 있었다. 마침 진묵대사가 그곳을 지나게 되었다.
김봉곡은 대사를 불러 술을 따라주며 마시겠느냐고 물었다. 대사는 술동이를 들고 한 번에 마셔버렸다. 그리고 매운탕을 솥을 들고 다 둘러 마셔 버렸다.
김봉곡이 중이 무슨 술을 마시며 고기를 먹느냐고 따지자 자기는 곡차를 마셨으며 당신네들이 죽인 물고기를 살려주려고 먹었다며 계곡물에 가서 바지를 벗고 뒤를 보았다. 그러자 뱃속에 있던 중태기들이 살아나 꼬리를 치며 달아났다. 그중에 한 마리가 꼬리가 잘린 채 죽어서 둥둥 떠내려가고 있었다. 진묵대사가 솥을 살펴보라 하여 솥을 보니 솥가에 중태기 꼬리부분이 붙어 있었다.
이 후로 전라도 지역에서는 버들치를 '중고기' 또는 '중태기'라고 불렀다고 한다.
중태기의 건강 효능
1. 고단백 식품
중태기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은 우리 몸의 성장과 유지에 중요한 영양소이며, 중고기는 풍부한 단백질을 제공한다. 단백질은 많은데 저지방 식품이어서 체중 조절하는 사람에게 인기 있는 물고기다.

중태기의 어려 가지 모습
2. 다양한 영양소 함유
중태기는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심장 건강을 지원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뼈를 단단하게 하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 D, 비타민 B12, 철분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3. 뇌 건강과 인지 기능 개선
중태기에는 뇌 건강과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인 DHA는 뇌 발달과 기능을 지원하고, 인지 능력과 기억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4. 심혈관 건강 개선
중태기는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오메가-3 지방산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액의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고혈압, 혈전 형성, 동맥 경화 등과 관련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5. 항산화 작용과 면역력 강화
중태기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다. 항산화 작용은 자유 라디칼의 활동을 억제하여 세포 손상을 예방하며, 신체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고, 면역 체계를 지원해 준다.
중태기는 1급수 깨끗한 물에서 산다는 것이 호감이 간다.
온통 오염에 둘러싸여 있는 환경 속에서 깨끗한 천연 재료인 중태기로 끓인 담백한 매운탕이라면 한 번쯤 먹어볼만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