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인터뷰] 커뮤니티 매핑 전문가 임완수 교수 ②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뉴욕을 강타했을 때, 시민들은 실시간으로 주유소의 운영 상태와 대기 시간을 공유하는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이 데이터는 미 에너지부와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재난 대응에 핵심 자료가 되었죠." 지난 시리즈에 이어 만난 임완수 교수는 시민 참여형 데이터 수집, 즉 '커뮤니티 매핑'의 구체적 성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주미래도시포럼 2024> '청년미래랩'에서 멘토로 참여중인 임완수 교수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각했던 2020년의 경험도 인상적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마스크 시민지도'는 약국, 우체국, 농협 등의 마스크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정부의 공적 마스크 정책 수립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었죠. 시민들이 수집한 데이터가 국가적 위기 상황을 해결하는 핵심 도구가 된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의미 있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자원봉사센터는 시민들과 함께 도시 배수구 상태를 조사하는 매핑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홍수 취약 지역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죠. 이 과정에서 참여한 시민들의 기후변화와 홍수 피해에 대한 이해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임 교수는 전주시의 정원도시 정책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전주시의 정원도시 정책은 기후변화 대응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훌륭한 시도입니다. 여기에 시민 참여형 녹색공간(Green Space) 매핑을 추가하면 정책의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그가 제안하는 방안은 구체적이다. "시민들이 직접 도시 내 정원과 녹지 공간의 위치, 상태, 수목 종류 등을 조사하고 기록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 도시 열섬현상 완화, 생물다양성 증진,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옥마을과 같은 문화유산 주변의 정원 조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관찰하면, 문화유산 보존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습니다."
임 교수는 시민참여형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들도 제시했다. "먼저, 협력의 목적과 필요, 상호 간의 기대하는 결과를 명확히 정의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모든 참여자가 동일한 방향을 지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죠."
"또한 참여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인 소통과 피드백을 통한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소통은 참여도를 높이고, 협력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무엇보다 수집된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명확한 지표로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빅데이터와 AI 기술의 발전은 커뮤니티 매핑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입니다." 임 교수는 향후 10년이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시민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하여 기후변화의 패턴을 예측하고, 이에 따른 건강 영향을 평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시민들이 직접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 홍수 위험 지역, 열섬 현상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바탕으로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시민들의 환경 의식을 높이고, 개개인의 노력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입니다."
임완수 교수가 그리는 미래는 시민과 데이터, 그리고 기술이 만나 더 나은 도시를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그의 제안은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도전 앞에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준다. "지속 가능한 미래는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함께 모은 데이터는 더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허리케인 샌디 대응부터 코로나19 마스크 지도까지, 임 교수가 보여준 커뮤니티 매핑의 성공 사례들은 시민 참여형 데이터 수집의 가능성을 입증한다. 전주시의 정원도시 정책과 연계한 그의 제안은, 지역의 특성을 살린 기후변화 대응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빅데이터와 AI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새로운 가능성은, 시민 참여를 통한 기후변화 대응이 단순한 이상이 아닌 실현 가능한 미래임을 시사한다. 임 교수의 연구와 제안은 기후변화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