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청연 박천월 서예 개인전

내 삶에 먹향이 스미다

작성일 : 2024-12-17 06:51 수정일 : 2024-12-17 08:53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사람은 누구에게나 두 개의 손이 있다. 그리고 열 개의 손가락이 있다.

이 손가락을 어떻게 사용하고 수련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산출물이 나온다.

도공이 진흙을 가지고 재주를 부리면 만고에 빛날 청잣빛 도자기가 나오고,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앞에 앉으면 간장을 녹이는 음악 소리를 만들어 낸다.

 

그중에서 붓을 든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세 개의 손가락을 사용한다. 그들을 서예가라 부른다. 한석봉이나 김정희, 이삼만은 그 세 개의 손가락을 잘 놀렸던 사람들이다.

 

수많은 사람이 붓을 들고 재주를 부리고자 한다.

10, 20, 30년이 넘도록 손에서 붓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자기의 글씨를 다른 사람들에게 선보인다. 이름하여 개인 전시회다.

전주시 송천동 송천새마을금고 1층 갤러리에 가면 그런 전시회를 만날 수 있다.

 

 

청연 박천월 개인전

-내 삶에 먹향이 스미다-

 

 

  청연 박천월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 입구

 

박천월 서예가는 중년을 맞아 붓을 잡기 시작한 사람이다. 마흔 살이 넘어 붓을 들기 시작하여 30여 년의 세월 속에서 한 자, 한 자 쓴 서예 작품과 문인화 및 캘리그래프를 한데 모아 처음으로 서예 전시회를 열었다.

 

결코 작지 않은 전시장인데도 안으로 들어서면 전시장이 가득 차 있다.

서예 작품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문인화가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캘리그래피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청연 박천월 개인전에 가면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내 삶에 먹향이 스미다

그의 첫 번째 개인전에 내건 제재다. 그는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는 마음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전시를 준비하는 올 한 해는 하루하루가 특별하고 셀렜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나 자신과의 끝없는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오늘과 또 다른 내일을 상상하며 새로운 아침을 기대하는 일은 나에 대한 믿음을 새롭게 다지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시간에 먹향을 입혀보고자 했습니다.

시련과 아픔과 슬픔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와 사랑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았던 사랑하는 나의 동료들과 가족들과 이웃들과 우리의 오늘을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고 싶습니다.”

 

전시회장에서 작품 앞에 선 박천월 서예가 

 

전시 첫날이어서 작가를 직접 만나볼 수가 있었다.

그는 나이 40을 넘기고서야 붓을 잡은 늦깎이 서예가다. 오랫동안의 수련기를 겪고 나서 2010대한민국 모악서예대전에서 입선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대한민국 남북통일 세계미술대전에서 특선을 하면서 서예의 길을 탄탄하게 다듬어 나갔다.

그는 지금 전북한글서예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서예문인화대전 초대작가다. 그는 금년에도 전북특별자치도 서예전람회 캘리 삼체상을 수상할 만큼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천월 서예가는 취재 기자의 모습도 촬영해 주었다.   

 

서예가들은 글씨만큼 글의 의미도 중요하게 여긴다. 어떤 문구를 선택하여 글씨를 쓰느냐에 따라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감동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한 글씨의 의미는 크고 감동적이다.

 

그의 작품 앞에 서본다.

 

행복을 미루지 마세요

예쁘고 소중한 것은 오래 있어 주지 않습니다. 향기로운 꽃도 귀여운 아이도 사랑하는 부모님도 지금 따뜻하게 안아보아요. 어쩌면 가슴이 벅차 눈물이 날지도 모릅니다. 행복을 미루지 마세요.

 

선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살다가 보면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보낼 때도 있다.

살다가 보면...

 

폭설

눈 온다. 정말 시처럼 온다. 뭘 빼고 더 보탤 것도 없다. 넌 쓰고 난 전율한다. 시는 그런 것이다.

 

봄이 온다는 것은

아직 세상이 끝나지 않았다는 거다.

봄이 온다는 것은 아직 세상을 끝낼 마음이 없다는 거다. 고마운 일이다. 봄이 딴마음을 품지 않은 것이.

 

 전시된 작품에는 마음을 정화해 주는 주옥같은 글들이 있다.  

 

훌륭한 예술가의 뒤에는 그를 돕는 손길이 있다.

청연 박천월 뒤에는 그의 남편 안재올 씨가 있다. 그는 평생을 어린아이들의 교육을 위하여 헌신해 온 교직자다. 교장 선생님으로 퇴직을 했다. 아이들을 돌보던 그가 이제는 서예가가 된 아내를 돕는 것이다.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이다.

 

청연 박천월 개인전은 20241216()부터 202513()까지 송천동 송천새마을금고 1층 갤러리에서 열린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길목에서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보람 있게 맞이하고자 하는 사람은 청연 박천월 개인전을 한 번 둘러볼 일이다.

 

 

 
이용만 기자 ym60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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