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식]  이명희 시인의 시집 『바람의 생애』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시심(詩心)의 발로

작성일 : 2025-01-03 07:08 수정일 : 2025-01-03 08:49 작성자 : 이용만 기자

 

 

깊은 산골 무주 안성에서 태어나 안성에서 살면서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쓰는 전원시인이 두 번째 시집을 냈다.

시집은 시인이면 거의 다 한 번씩은 낸다.

그러나 하곡(霞谷) 이명희 시인이 낸 바람의 생애는 여느 시인이 낸 시집과는 다르다.

 

그는 스스로 시집을 내려 하니 걱정스럽다고 하였다.

그만큼 조심스럽다는 말이고 시를 쓸 때 신중하게 쓴다는 말이다. 시인은 자연에 존재하는 것들을 노래하고 싶어서 시의 소재로 삼았다고 하였다. 모든 생명의 연속성은 신비하게도 자연처럼 성질과 짜임새에 과학적인 것이 없다고 했다. 만물의 영장이라 하여 인간이 그 존재의 의미를 거스른다면 스스로 파멸을 초래할 것이라 했다.

 

이 경고는 그가 시를 쓰는 밑받침이 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무주에 대한 애향심과 자연에 대한 애틋함을 바닥에 깔고 시심을 키워왔다. 시를 쓰는 사람은 이런 애틋함이 없이는 시를 쓸 수 없다.

 

156쪽에 달하는 이명희 시인의 바람의 생애에는 86편의 시와 영문 시 1, 회상록 1, 기행문 1편과 평론가 정휘립 시인의 평설이 들어 있다.

표지는 맹갑상 무주문화원장이 덕유산 향적봉 일출을 소재로 멋지게 만들어 주었다.

 

  이명희 시인의 시집 바람의 생애 표지

 

이명희 시인의 시를 대하면 영국 시인 워드워즈와 예이츠가 생각난다. 워드워즈의 시 무지개와 예이츠의 시 이니스프리 섬으로가 생각난다.

이명희 시인의 시에는 이에 못지않은 자연을 아름답게 노래하는 시가 많다.

 

 

달맞이꽃 즐비한 밭길 가다가

그때 그 할머니 길에는

땀방울 맺힌 등 굽은 할머니가 걸어가고 있다.

 

달맞이꽃 즐비한 안모종 안에

굽이굽이 오르는 뱀처럼 굽은 밭길

지금은 등 굽은 아내가

할머니로 가는 길이다...

                                          -달맞이 꽃길 일부-

 

그의 시 달맞이 꽃길에는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허리가 꼿꼿하던 아내가 등 굽은 할머니로 가고 있는 달맞이 꽃길은 수백 번, 수천 번을 걸어갔던 길이리라. 그 길은 추억의 길이요, 영광의 길이요, 서러운 길이다. 세월 흘러 지금 바라본 달맞이 꽃길은 시인의 가슴속에서 이슬비 내리는 길이다.

 

 

이명희 시인은 바램이 바람나다를 영시로 번역을 했다.

 

천사여

완연한 봄입니다

나 홀로 있게 하지마오...”

 

이 시를 Wish being Rakish로 제목을 삼고 ‘My angel/ It is full spring nom’로 시작되는 영시는 우리말 시와 다른 맛을 음미하게 한다. 새로운 시의 의미를 감상하게 하는 독자에게 베푸는 팁이다.

 

 이명희 시인은 책을 보낼 때도 정성을 다해 서명을 하여 보낸다.

 

 

시집 속에 들어 있는 회상록 나의 선생님은 고등학생 시절 시인 신석정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다.

산골에서 나서 산골에서 자라면서 소를 몰고 뒷산으로 가 덕유산을 바라보며 휘파람을 불면서 시인의 꿈을 키웠던 소년이었기에 신석정 선생님의 시 산 산 산을 접했을 때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감동이 왔다고 한다.

 

지구에 돋아난 산이 아름다웁다

산은 한사코 높아서 아름다웁다...”

 

이후로 이명희 시인은 신석정 시인의 시를 찾아 읽으면서 서정시를 접하게 되었고 시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문밖을 나서면 가깝게는 앞뒤가 작은 산이요 먼 곳에 있는 덕유산이 두 팔을 벌려 그를 안아주었던 산이기에 신석정 선생님의 시 산 산 산이 그의 마음을 흔들었고 그로 인하여 시를 쓰게 되었다 한다.

 

 

평론가 정휘립 시인은 평설에서 이명희 시인은 무기교의 기교를 구사한다고 하였다. 이를 성취하려면 소박한 우리 말의 적절한 절제를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인 양 휘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였다. 이것은 또 모든 학문은 일상 언어로 환원되어야 한다는 지론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노련한 솜씨가 아니고는 부릴 수 없는 이 마법적 기량으로 고도화된 조화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오랫동안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시심의 발로인 것이다.

 

 

하곡(霞谷) 이명희 시인은 말한다.

나는 시골에서 태어나 자연에서 살았고 자연을 사랑하고 그에 익숙하다. 그래서 자연과 꽃을 좋아하게 되어 더욱 애착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자연과 관련된 시가 많다. 이명희 시인의 시는 그의 육체의 고향이요, 마음의 고향인 자연 속에서 솟아나는 시의 샘물인 것이다. 퍼내어도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자연을 소재로 한 시는 끊임없이 솟아난다.

 

그는 시골에서 태어나 시골에서 살았고 앞으로도 시골에서 살 것이다. 그리고 그곳 자연에 묻힐 것이다. 그래도 자연을 벗 삼아 노래했던 그의 시는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이명희 시인의 시집 바람의 생애한 권이 2025년의 한 해 동안 마음의 정서를 풍족하게 해 줄 것이다.

 

 

 
이용만 기자 ym609@daum.net
"정확하고 빠른 전라북도 소식으로 지역공동체의 건강한 내일을 위한 건강한 정보를 전달드리겠습니다."
저작권ⓒ '건강한 인터넷 신문' 헬스케어뉴스(http://www.hcnews.or.kr)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신간소식 #이명희 #바람의생애 #시심 #시인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