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ter Raleigh (1552?-1618), The Nymph's Reply to the Shepherd
The Nymph's Reply to the Shepherd
--Walter Raleigh (1552?-1618)
If all the world and love were young,
And truth in every shepherd's tongue,
These pretty pleasures might me move
To live with thee and be thy love…….
아가씨가 목동에게 답함
--월터 롤리
온 세상과 사랑이 변함없이 젊기만 하다면,
그리고 목동들 하는 말이 모두 진실이라면,
이러한 달콤한 즐거움이 내 마음을 움직여
그대 사랑이 되어 같이 살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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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크리스토퍼 말로우(Christopher Marlow)가 쓴 「열정적인 목동이 애인에게」 (“The Passionate Shepherd to His Lover”)에 대해 월터 롤리(Walter Raleigh) 경이 답시 형식으로 쓴 것이기 때문에 말로우의 시와 비교해서 읽으면 더욱 그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마치 요즘 인터넷에서 누군가가 글을 올리고 그 글에 댓글이 있는 경우에 원래의 글과 댓글을 같이 읽어야 서로 간의 관계와 반응의 정도를 알 수 있고, 그래서 두 입장에 대해서 균형 잡힌 종합적 평가를 할 수 있게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말로우의 시에 대한 답변으로 월터 롤리 경은 요정(Nymph)을 화자로 등장시켜 여성의 입장에서 목동의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세계관이 아닌 보다 현실적인 견해를 드러냅니다. 이 시는 얼핏 긍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목동의 유혹에 대한 거절의 표현입니다. 세상과 사람이 영원히 젊다면 사랑을 하겠노라는 말에는, 이 세상의 그 어느 것도 영속하는 존재는 없다는 전제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영원한 “오월 아침”이라는 목동의 말도 진실일 리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입니다.
말로우의 시에서 사용된 리듬이나 어휘를 그대로 사용해서 그 시에 반박을 하는 롤리의 재치가 두드러집니다. 롤리의 시는 말로우가 보여주는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세상에 대한 완전한 거부가 아니라, 오히려 말로우의 시에 나타난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이상주의 적인 견해에 대한 균형을 잡아주기 위해 인생의 다른 면을 상기시켜주는 재치 있는 답변 정도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입니다.
말로우의 시에서 보여주는 이상주의적인 생각으로만 산다는 것은 하늘의 별만 바라보다가 땅에 있는 돌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라면, 롤리의 현실주의적인 생각으로만 산다는 것은 땅만 바라보다가 하늘에 별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것과 비슷할 것입니다. 그 둘이 잘 균형감각을 갖추어 멋진 조화를 이루고, 또 그 둘을 리듬 있게 혼합해서 사는 것이 우리의 삶을 다양하고 풍요롭게 사는 길일 것입니다. 말로우의 구애시와 롤리의 답시를 함께 읽으면, 상반된 견해라 할지라도 같은 리듬과 어휘로 대화를 나누면서 조화를 이루게 되면 더욱 풍성한 의미의 결실을 본다는 것을 깨달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림: 김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