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 속의 독수리

닭장 속에서는 독수리도 닭이 된다

작성일 : 2021-05-25 08:12 수정일 : 2021-05-25 08:50 작성자 : 이용만 기자

 

독수리를 닭장 안에서 기르면 어떻게 될까?

 

산에 갔다가 어미 잃은 독수리 새끼를 발견하여 가져다가 닭장에서 닭과 함께 기른 사람이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독수리로서의 모양새 갖추어져 갔다. 그런데 하는 행동은 독수리의 성격은 어디로 가고 닭과 같은 짓을 하는 것이었다. 날 생각도 않고 꾹꾹 하면서 닭의 흉내를 내고 머리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지도 않고 땅의 모이만 찾았다.

 

그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독수리를 꺼내어 공중으로 던져 보았다. 그런데 날개만 몇 번 퍼덕이다가 땅으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좀 더 높은 지붕 위로 올라가서 하늘을 향해 던져보았다. 그런데 여전히 날개만 퍼덕이다가 마당으로 떨어졌다.

 

그래도 독수리인데 독수리로서의 본능이 있을 것이고 독수리로서의 기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산으로 데려갔다. 산마루에서 하늘을 향해 던져 보았는데 여전히 금방 땅으로 떨어졌다.

 

어렸을 때에 가르치고 훈련시켜야 했는데 시기를 놓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독수리로서 살아가게 하고 싶어서 나는 연습을 계속시켰다.

 

어느 날,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었다. 산골짜기에서 불어 올라오는 바람이 거세었다. 갑자기 독수리가 날개를 펴더니 골바람의 기류를 타고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것이었다. 거센 바람의 힘으로 하늘을 향해 높이 날아오르는 것이었다. 이제야 독수리로서의 본능을 찾은 것이었다.

 

 

독수리는 작은 새처럼 날개를 빠르게 퍼덕이며 날지 않는다. 날개를 짝 펴고 유유히 나른다. 그래야 독수리인 것이다.

 

나는 어떠했는지 생각해 보자. 나도 지금 닭장 속에 갇힌 독수리는 아닌지 생각해 보자. 하늘을 훨훨 날 수 있는데 닭장 속에 갇혀서 닭으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자.

 

일단은 닭장을 나와야 한다. 나를 에워싸고 있는 울안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바람이 불어오는 산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비상할 준비를 하여야 한다.

 

행여 내 아이들을 닭장 속에 가두어두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자. 독수리가 될 아이를 닭장 속에 가두어 닭으로 기르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자.

 

삼밭에 쑥대”라는 말이 있다. 쑥대는 잔가지들을 사방으로 벋으며 더부룩하게 자란다. 춘향전에 나오는 “쑥대머리, 귀신 형상”으로 볼 때도 감옥에 갇혀서 흐트러질 대로 흐트러진 머리 모양을 쑥대에 비유한 것이니 쑥대의 모양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쑥대가 삼밭에서 삼과 같이 자라면 가지를 벋지 않고 삼처럼 길쭉하게 자라 올라간다는 것이다. 환경의 중요함을 말하는 것이다.

 

본래 타고난 것을 어쩌겠느냐고 핑계 대지 말고 독수리를 닭장에 가두어놓고 키우고 있지는 않는지 되돌아보자. 내 아이 안전만 생각하여 땅을 걸어만 다니는 독수리로 만들지 말고 거센 바람이 부는 산으로 데리고 가서 하늘을 높이 날아오르게 하자.

 

닭은 눈앞의 먹이를 찾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걷는데 시력이 30cm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데 독수리의 시력은 3km에 달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닭장 속에서 계속 지내는 독수리는 시력마저 닭을 닮아갈지도 모른다.

 

다시 한 번 독수리가 될 아이 닭장 안에 가두어 닭으로 키우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자.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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