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시로의 초대) 그녀가 걷는 모습은 아름답네, 조지 고든 바이런

She Walks in Beauty, George Gordon Byron (1788–1824)

작성일 : 2021-05-29 12:11 수정일 : 2021-05-31 08:44 작성자 : 정석권 기자

She Walks in Beauty

George Gordon Byron (1788–1824)

 

She walks in beauty, like the night

Of cloudless climes and starry skies;

And all that's best of dark and bright

Meet in her aspect and her eyes:

Thus mellowed to the tender light

Which heaven to gaudy day denies…….

 

그녀가 걷는 모습은 아름답네

조지 고든 바이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별이 빛나는 밤처럼

그녀가 걷는 모습은 아름답네.

어둠과 밝음의 최상의 정수들이

그녀의 얼굴과 눈길에서 합쳐지네.

그래서 휘황한 한낮의 하늘에선 볼 수 없는

그런 부드러운 빛으로 무르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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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런은 어느 모임에서 반짝이는 장식품이 달린 검은 상복 차림의 사촌누이 윌멋 호튼(Wilmot Horton)을 만났다고 합니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혹당해서 이튿날 새벽에 바로 썼다고 전해지는 이 시는 그 후로 여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묘사하는 데에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바이런은 이 시를 통해서 자신이 동경하는 이상적인 여인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완벽한 아름다움에 대한 그의 이상향을 표현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시에서 아름다움은 밝음과 어두움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비롯됩니다. 또 선량한 마음씨와 고상한 성품이 아름다운 얼굴과 우아한 외모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 품격 높은 아름다움이며, 외모의 아름다움과 내면의 우아한 정신이 일치하는 모습이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으로 묘사됩니다.

  인용문은 이 시의 첫째 연인데, 여기에서 어두운 밤이 아름다운 것은 반짝이는 별이 있기 때문이며, 역으로 별빛이 아름다운 것은 어두운 밤이 있기 때문이라고 묘사됩니다. 그래서 여인의 아름다움을 “별이 빛나는 밤”으로 표현했으며, 그 아름다움은 “어둠과 밝음”의 최상의 정수들이 그녀의 얼굴과 외모에서 합쳐진 것으로 표현합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휘황찬란한 한낮의 밝은 빛 속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부드러운 빛”으로 표현됩니다.

  겉모습만 휘황찬란한 아름다움이 아닌, 내적으로도 완숙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서 빛과 어둠의 절묘한 조화를 선택한 것입니다. 바이런은 너무 찬란하게 빛나는 눈 부신 햇살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캄캄한 어둠도 아닌, 그 둘의 완벽한 조화의 상태가 “부드러운 빛”이며, 그것이 그가 가장 이상적으로 여기는 아름다움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시에서 묘사하는 그윽한 아름다운 용모의 여인은 미소와 빛나는 얼굴 속에서 그와 조화를 이룬 선량한 마음, 모든 존재와 평화로운 소통을 하는 온유한 품성, 그리고 순결한 사랑이 깃든 마음의 소유자로 표현됩니다. 이 시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은 빛과 어둠이, 육체와 정신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상응하는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에 대한 적절한 언어의 구사와 절묘한 비유의 사용을 통해서 절제된 감정으로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 생활에서는 그런 완벽한 이상을 실제로 만나기란 힘든 일이겠지만, 그런 아름다움을 상상력을 통해 표현하고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생활에 활력소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각박한 생활 속에서 우리가 좋은 시나 아름다운 그림과 같은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위로를 받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림: 김분임 <양귀비 사랑> 53.0 x 40.9 Watercolor on paper

 

 
정석권 기자 skcheong@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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