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시로의 초대)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느냐고요? 엘리자벳 배릿 브라우닝

How Do I Love Thee? Elizabeth Barrett Browning (1806-1861)

작성일 : 2021-06-15 06:44 수정일 : 2021-06-15 16:17 작성자 : 정석권 기자

How Do I Love Thee?

Elizabeth Barrett Browning (1806-1861)

 

How do I love thee? Let me count the ways.

I love thee to the depth and breadth and height

My soul can reach, when feeling out of sight

For the ends of Being and ideal Grace.

 

I love thee to the level of everyday's

Most quiet need, by sun and candle-light.

I love thee freely, as men strive for Right;

I love thee purely, as they turn from Praise....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느냐고요?

엘리자벳 배릿 브라우닝

 

내가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그 방법을 세어 볼게요.

참된 존재와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최고의 상태를 느낄 때, 내 영혼이 닿을 수 있는

깊이와 넓이와 높이까지 당신을 사랑하지요.

 

햇빛과 촛불 아래에서 일상의 그지없이 조용한

필요에 이르기까지 당신을 사랑하지요.

당신을 자유롭게 사랑해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처럼.

당신을 순수하게 사랑해요, 칭찬을 외면하는 사람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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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는 사랑에 관한 시입니다. 엘리자벳 배릿 브라우닝이 남편인 로버트 브라우닝에게 44편의 소네트를 써서 선물로 주었는데, 로버트 브라우닝이 이처럼 아름다운 사랑의 시는 책으로 펴내서 널리 읽혀져야 한다고 주장해서 출판하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이 시는 내밀한 사랑의 표현이자 고백으로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랑의 방법을 셀 수 있을까요? 그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잴 수 있을까요? 만약에 그 사랑의 분량이나 크기를 수량으로 측정해서 전달한다면 그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또 한 편으로는 그럴수록 더욱더 세고 싶고, 표현하고 싶고, 또 듣고 싶은 것이 어쩔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닐까요? 이 시는 시인이 연하의 남편인 로버트 브라우닝에게 셀 수 없는 사랑의 방식을 다양하고 구체적인 이미지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어린아이에게 “엄마가 얼마나 좋아?” 하고 물으면, 그 아이는 팔을 최대한 펼쳐 보이며 “이만큼!” 하거나,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크고, 높고, 넓은 것의 비유를 들어서 “하늘만큼, 땅만큼!” 이라고 합니다. 그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열정으로 이 시를 읽어야 할 것입니다.

 

  거기에 덧붙여 이 시는 “햇빛과 촛불 아래서의 일상”이라는 표현에서 보이는 것처럼, 잠깐 뜨겁게 사랑하고 곧 식어버리는 화려한 사랑이 아닌, 우리의 사소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깊어지는 그런 사랑을 강조합니다. 아주 멀리, 아주 높은 곳을 지향하면서도, 지금, 여기의 일상을 소홀히 하지 않는, 이 땅의 “숨결, 눈물, 웃음”과 함께 하는 사랑이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사랑으로 보입니다.

 

  시인은 사랑의 영원함을 갈망하는 동시에 인간적인 겸허함을 표현합니다. 그래서 이 시는 일상적인 사랑의 경험을 순수하며 열정적인 인간의 행위로 고양시키고, 마침내는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성의 위치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각박한 현대 생활에 싱그러운 봄꽃 향기 같은 시입니다.

 

그림: 김분임

능소화의 행복 72.7 x 53.0 Watercolor on paper

 
 
정석권 기자 skcheong@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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