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식]  88살 미수(米壽)에 쉰세 번째 저서를 낸 노익장

최자홍 작가의 풍류(風流)

작성일 : 2025-03-16 14:52 수정일 : 2025-03-17 08:50 작성자 : 이용만 기자

 

 

 

88살이면 미수(米壽)라 하여 노인 중의 노인이다.

여덟 팔() 자가 두 번 들어 있다 하여 미수(米壽)라 부른다.

 

이 나이가 되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히 쉬고자 한다.

그런데 이 나이에 쉰세 번째 저서를 낸 사람이 있다.

책 한 권 내기는 아이 한 명 출산하는 것과 맞먹는다 했다. 그런데 그런 일을 쉰세 번이나 했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로서는 엄두를 못 낼 일이다.

 

그가 바로 최자홍(崔自洪) 작가다.

그가 올해 들어 53번째 시집 풍류(風流)를 펴냈다.

책을 내고 조용히 아는 사람들에게 책만 나누어 주었다.

 

 최자홍 작가의 53번째 저서 풍류의 표지

 

 

그것을 알고 아주 작은 미니 출판기념회를 열자고 나를 부추긴 사람은 재야 인문 사학자 천판욱 선생이었다.

장소는 전주 혁신도시 만성동, 황방산자락 아래 자리 잡은 전원 식당 소풍(消風)’

그가 자주 찾아와 소일하는 곳이라 한다.

최자홍님 53권째 출판 축하드립니다

작은 프래카드도 붙였다.

프래카드 앞에 자리를 잡고 앉은 최자홍 작가는 마냥 즐거운 표정이었다.

 

 최자홍 작가의 미니 출판기념회가 전주 혁신도시에서 열렸다

 

 

최자홍 작가의 잡문시집(雜文詩集) 풍류(風流)230여 쪽의 분량에 150여 편의 글이 실려 있다.

그는 머리말에서 이렇게 썼다.

세월은 웃어도 가고 화내도 오고, 좋아도 가고 슬퍼도 오고, 나 또한 세월 따라갑니다. 생활 속의 자연을 벗 삼아 쓴 시 글입니다. 독자님 끄덕끄덕을 바랍니다.”

참으로 겸손하고 욕심 없는 바람이다.

 

그는 책머리에 흥얼가를 내놓았다.

멈추지 아니하고 가는 세월/ 봄은 찾아 왔건마는/ 쌀쌀한 바람에 봄같지 아니하고/ 여름 녹음방초 성하한들/ 한로풍상을 이길손가/ 인생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어디로 가는가/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못하니/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흥얼흥얼 놀면서 가세...”

 

그는 자기가 낸 시집을 겸손하게 잡문시집(雜文詩集)이라 이름 붙였다. 그리고 누구든지 이 책을 읽고 필요한 부분의 내용을 이용하기 위하여 복사, 필사, 사진, 녹취 등을 허용한다는 문구를 내놓았다.

많은 저술가들이 저자의 허락 없이 복사 실사하지 말라고 경고를 보낸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최자홍 작가는 봉사를 많이 한 사람이다.

전주시 효자동에 있는 양지노인복지관이 처음 생겼을 때 복지관 주변이 정리가 되지 않아 어수선했다. 그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주변을 깨끗이 치우고 꽃밭을 만들어 꽃이 피게 하였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복지관에서 그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고 전주시장은 모범시민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저서 풍류 뒷부분에는 그가 받은 수상 기록이 있다.

단기 4292316일에 받은 상장은 정읍농림고등학교 3학년 4반에 재학하고 있을 때 학교장으로부터 받은 상장이다. 그리고 군대 생활 중 받은 공로표창장도 있고, 교사 때 받은 교육감 표창장도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부터 받은 표창장이 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훈장증도 있다.

 

 단기 4292년에 고등학생 최자홍 작가가 받은 상장

 

53권이나 책을 낸 그는 아직도 참을 인() 자를 붙들고 살아간다 하였다그가 내세운 말은 인지위상(忍之慰上)이었다. 참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다.

이 참을 인자는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잘 지켜지고, 밖에서는 잘 지켜지지만 집안에서 지키기가 어렵다 한다. 무엇보다 단둘이 살고 있는 아내에게 지키기가 제일 어렵다고 하였다.

흔히들 만만하게 보고 있는 마누라에게 참을 인()자를 잘 지켜야 한다는 말은 권면하는 말을 넘어서 하나의 생활철학 같은 말로 들렸다. 고개가 끄덕여지고 수긍이 가는 말이었다.

 

그는 그의 저서를 무료로 나누어 준다. 그리고 필요하면 더 가져가라고 한다.

 

그는 정읍 사람이다.

내장산이 있는 내장면 사람이다.

그가 글을 쓰게 된 동기도 젊은 시절 내장산 써레봉(서래봉)에 올라가 내려다본 내장산의 풍경에 감동을 받은 후부터라 한다.

 

그는 세상을 잘 살아온 사람이다.

그 증거로 여든여덟 나이에 자기 이빨을 다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더욱이나 자기 아들은 치과의사다. 치과의사의 아버지가 미수(米壽)에 본 이빨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은 놀라울 일이다. 그 한 가지만으로도 그가 세상을 잘 살아왔다는 증거가 된다.

저서 53권과 함께 빛나는 그의 전적이다.

 

그의 좌우명은 정판단(正判斷), 정선택(正選擇), 정실천(正實踐)이다.

그동안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왔으니 이제는 인생 소풍 나온 마음으로 느긋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필운(筆運)이 백 세까지 이르기를 기원한다.

 

 
이용만 기자 ym60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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