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의성을 비롯한 전국에서 동시 다발 산불이 일어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산불은 하외마을 5km까지 근접했으며 화마가 지나간 자리는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화재 피해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주민들의 정신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이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장애, 우울증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한순간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 정신적 충격도 막대해
서울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김영훈 교수는 "산불 같은 대형 재난을 겪은 피해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갑작스러운 대피와 재산 상실은 개인의 심리적 안정을 크게 위협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난 직후에는 긴급한 대처가 필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신적 후유증이 서서히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경북 의성 산불로 인해 집을 잃고 대피소 생활을 하는 안동시 주민 이모(55) 씨는 "한순간에 모든 걸 잃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불길이 번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무력감이 계속 남아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그는 "밤마다 화재 당시의 장면이 떠오르고,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란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불길보다 무서운 트라우마'… PTSD 위험성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 피해자들이 PTSD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고려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정은지 교수는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는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충격도 막대하다. 특히, 불길을 직접 목격했거나 대피 과정에서 극심한 공포를 경험한 경우, PTSD 증상을 겪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PTSD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트라우마적 기억, 회피 행동, 수면 장애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될 경우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교수는 "피해자들이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상담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사회적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웃과 함께 극복한다'… 공동체의 힘
경북 의성 산불 피해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정신건강을 돌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북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의성군 주민 박모(62) 씨는 "재난을 겪고 나니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기분이었다. 하지만 같은 경험을 한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난 이후 정신적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지역사회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대학교 김영훈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피해자들에게 심리 상담과 정신건강 치료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또한, 공동체가 피해자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것이 장기적인 정신건강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경북 의성 산불은 물리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까지 남겼다. 피해자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