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커먼 면발을 국물에 휘둘러 후루룩 입에 담는다. 새콤달콤한 양념맛과 쌉쌀한 메밀향이 입안에 가득 찬다. 시큼한 무도 곁들인다. 그릇째 들고 국물을 바닥낸다. 시원한 막국수가 당기는 계절, 여름이 깊어간다.
'더위'와 '입맛'을 한꺼번에 잡는 여름철 대표 음식 막국수. 주재료는 메밀이다. 메밀은 푸른색 잎, 붉은색 줄기, 하얀색 꽃, 검은색 열매, 노란색 뿌리로 이뤄졌다. 다섯 가지 색을 품고 있어 예부터 '오방지영물(五方之靈物)'로 불리며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메밀은 흔히 먹는 열매뿐만 아니라 줄기와 잎, 껍질까지도 고혈압과 뇌출혈의 증상 치료약으로 사용돼 왔다. 특히 메밀 껍질로 만든 베개는 건망증이나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메밀은 한의학에서는 ‘교맥(蕎麥)’이라고 부르는데, 위장을 튼튼하게 하면서 기운이 나게 해주는 식품이다. 동의보감에는 ‘오장의 더러운 찌꺼기를 없애고 정신을 좋게 한다.’ ‘위장 속에 적(積)이 있을 때 메밀가루를 먹으면 적이 삭는다.’고 했다.
메밀은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기 때문에 변비, 설사, 딸꾹질 등에 효과가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고혈압에도 도움을 준다. 이 밖에 혈당 조절, 신장 기능 개선, 체중 조절 등에 기여한다.
메밀은 성질이 차기 때문에 여름에 먹으면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때문에 평소 열이 많고 가슴이 답답한 사람들의 경우 자주 먹어도 좋으나, 몸이 찬 사람은 가끔씩만 먹고 항상 따뜻한 차나 육수를 곁들이는 편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