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 Tells Her Love while Half Asleep, Robert Graves (1895-1985)
She Tells Her Love while Half Asleep
Robert Graves (1895-1985)
She tells her love while half asleep,
In the dark hours,
With half-words whispered low:
As Earth stirs in her winter sleep
And puts out grass and flowers
Despite the snow,
Despite the falling snow.
그녀는 반쯤 잠이 든 채 사랑을 말한다
로버트 그레이브즈
그녀는 반쯤 잠이 든 채,
어두운 시간에,
반쯤 흐릿한 말투로 낮게 속삭이면서 사랑을 말한다.
눈이 내리는데도,
눈이 쏟아져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대지가 겨울잠 속에서 꿈틀거리면서
풀과 꽃을 내어놓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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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분위기는 쉽고 간단해 보이면서도 그 의미나 분위기가 애매하고 단번에 판단하기가 어려운 편입니다. 우선 어두운 시간에 반쯤 잠이 든 채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여자의 태도나, 낮은 소리로 반쯤 흐릿하게 말하는 내용도 분명치 않습니다. 두 번 반복된 “반쯤”(half)이란 단어가 이 시의 지배적인 분위기라고 보입니다. 즉 긍정적인 분위기와 부정적인 분위기가 함께 섞여 있다고 보입니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반쯤 잠든 사람의 반쯤 흐릿한 말투이니 확신할 수 있는 의미로 보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어두운 시간”은 물론 우선적으로 밤의 어두운 시간을 말하는 것이겠습니다만, 또 한편으로는 분명하지 않은 의미를 암시하기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쩌면 그녀가 사랑을 말하는 것은 이 시의 화자가 그녀의 목소리를 해석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반쯤 잠이 든 채” “반쯤 흐릿한 말투”가 암시하는 것은 그녀가 명료하게 의사표현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시의 화자가 듣는 그녀의 사랑의 표현은 더욱 절실하고 간절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분명하지 않을수록 역설적으로 더욱 더 강렬하게 들리거나, 듣고 싶어지는 것이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심리일 테니까요.
이 시의 후반부에서 눈 내리는 겨울밤을 등장시키는 것은 그러한 간절한 바람을 더욱 강력한 심상을 동원하여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시의 원문에서 “As”는 “마치 ... 처럼”으로 번역할 수도 있고, “...할 때”로 번역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쪽으로 하든 사랑하는 여자가 잠결에 불분명한 말투로 속삭이는 것과 눈 내리는 겨울밤에 대지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는 것이 병치되어 비교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 둘이 비교되면서, 인간의 행동과 자연의 현상이 서로 중첩되어 절묘한 심상을 만들어 냅니다. 눈이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겨울밤은 꿈틀거리고, 꿈틀거리면서 겨울밤이 풀과 꽃을 내어놓는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겨울의 추위와 흰 눈의 싸늘함은 역설적으로 생생하고 아름다운 풀과 꽃이 태어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이 시는 이야기합니다. 또 그 꿈틀거림을 생산적인 사랑의 동작으로 이해/해석하는 것은 자연의 현상을 해석하는 우리의 몫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사람의 반쯤 흐릿한 잠결의 속삭임에서 사랑을 듣는 것도 겨울의 추위 속에서 봄날의 풀과 꽃을 그려내는 것과 같은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이 시는 얼핏 보면 서로 거리가 먼 잠이 든 여인과 추운 겨울밤의 이미지를 인상적으로 대비시키면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림: 김분임
겨울연가 53.0 x 40.9 Watercolor on 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