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대한 욕심

공부에 대한 욕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작성일 : 2021-08-23 07:07 수정일 : 2021-08-23 08:55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저 애는 공부에 대한 욕심이 도무지 없다.”

“저 애는 공부하고는 담을 쌓았다.”

“글자라고는 겨우 제 이름밖에 못 쓰는데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거지.”

 

그 아이들은 공부에 대한 욕심이 없을까?

공부를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공부를 잘해 보고 싶은 욕망은 똑같다. 천재나 둔재나 공부에 대한 욕망은 같다.

 

순영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정신지체 아이였다. 공부하고는 아예 담을 쌓은 아이였다. 제 이름도 겨우 썼다. 숫자도 겨우 1, 2, 3까지만 알고 나머지는 깜깜했다. 할머니와 같이 살고 있었는데 할머니도 한글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그가 자꾸 떠들어대기에 30cm 자로 그의 머리를 살짝 때렸다.

“이제 그만 떠들어라. 공부 좀 하자.”

그랬더니 그가 울기 시작하였다. 자주 우는 아이라 조금 울다 그치려니 했다. 그런데 그날따라 소리를 내며 서럽게 울어대는 것이었다. 다른 때 같으면 그칠 때가 되었는데 계속 울어대는 것이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가 울음을 그친 뒤 그에게 다가갔다.

“순영아, 미안하다. 많이 아팠니?”

그러자 그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내가 뭐 아파서 운 줄 아세요? 그렇잖아도 머리가 멍청해서 공부를 못하는데 더 멍청해지라고 왜 머리를 때려요?”

 

그날 나는 바윗덩어리로 머리를 맞은 듯했다. 순영이의 그 말 한마디가 머릿속에 깊숙이 박혔다. 자기 이름이나 겨우 쓰는 저 아이도 공부를 잘하고 싶은 욕망은 똑같구나. 그것을 생각하지 못한 나는 얼마나 큰 죄를 짓고 있었는가.

 

학교에 따라 정신지체 아이들이 모여 있는 ‘사랑반’이 있다. 거의 한글을 모르는 아이들의 집단이다. 특수교사 자격증을 가진 선생님이 지도하고 있는 반이다.

그런데 그 사랑반 아이들이 자주 물어오는 말은 우리 반에서 누가 공부를 제일 잘하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기는 몇 등이냐는 것이었다.

 

어느 날, 정신지체아 한 명이 전학을 왔다.

한 아이가 쪼르르 달려왔다.

선생님, 저 이제 공부 꼴등 아니네요. 전학 온 아이 되게 멍청한 아이래요.”

그 아이는 그날 하루 종일 신이 나 있었다.

 

 

공부를 잘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고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도 누구에게나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공부를 못하는 학생도 공부를 잘하고 싶은 욕망은 똑같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예 공부를 포기했다는 학생도 그의 마음속에는 공부를 잘해보고 싶은 욕망이 가득 들어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머리를 때려서는 안 된다. 장난을 칠 때에라도 머리만은 때리지 말아야 한다. 머리를 맞으면 공부에 지장이 온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모든 학생들은 공부를 잘해보고 싶은 욕심이 다 있다.

공부에 관심이 없다거나 공부와 담을 쌓았다는 말은 잘못 생각한 말이다.

어린 아이들이나 학생들을 지도하는 어른들은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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