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시로의 초대) 고독부/孤獨賦 (홀로움을 노래한 시), 알렉산더 포프

Ode on Solitude, Alexander Pope (1688-1744)

작성일 : 2021-08-23 09:31 수정일 : 2021-08-23 09:43 작성자 : 정석권 기자

Ode on Solitude

Alexander Pope (1688-1744)

 

Happy the man, whose wish and care

A few paternal acres bound,

Content to breathe his native air

In his own ground.

 

Whose herds with milk, whose fields with bread,

Whose flocks supply him with attire;

Whose trees in summer yield him shade,

In winter, fire.

 

Blest, who can unconcernedly find

Hours, days, and years slide soft away

In health of body, peace of mind;

Quiet by day,

 

Sound sleep by night; study and ease

Together mixed, sweet recreation,

And innocence, which most does please

With meditation.

 

Thus let me live, unseen, unknown:

Thus unlamented let me die,

Steal from the world, and not a stone

Tell where I lie.

 

고독부 孤獨賦 (홀로움을 노래한 시)

알렉산더 포프

 

그의 바람과 소망이

물려받은 땅 몇 마지기에 그치고,

그 자신의 땅에서 고향 공기를 마시며

만족하여 사는 사람은 행복하리라.

 

소떼들은 우유를, 논밭은 곡식을,

양떼들은 입을 옷을 주고,

나무들은 여름에는 그늘을,

겨울에는 땔감을 주네.

 

건강한 몸과 평화로운 맘으로

근심걱정 없이 세월이 조용히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는 사람은 복 받았으니

그의 하루가 고요하리라

 

밤에는 단잠을 자고, 공부와 휴식을

번갈아 하면서, 달콤한 여가생활과

소박한 나날은 명상과 함께

더욱 즐거워지네.

 

나 이렇게 살게 해주오. 눈에 띄지 않고, 알려지지 않은 채.

그래서 슬퍼하는 이 없이 나 죽어

세상에서 사라지리. 나 어디에 묻혔는지 아무도 모르게

묘비도 남기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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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이 시의 제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순서일 듯합니다. “Ode”는 원래 그리스에서 승전한 장군을 기리는 시를 지칭했는데, 그 후에 사람이나 사물 또는 어떤 개념을 칭송하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우리말 번역에는 사람의 경우에는 송(頌) 으로 사물이나 개념의 경우에는 부(賦)로 번역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Solitude”는 외로움을 말하는 것이지만, 그 외로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물론 딱 잘라서 도식적으로 구분할 수는 없겠지만, 외로움에는 부정적 양상이 있고, 긍정적인 양상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개 영어 표현으로는 ”loneliness”는 자기 의지에 반해서 혼자 버려지게 된 경우를 말하고, “solitude”는 자발적으로 외로움을 선택하여 즐기는 경우를 말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isolation”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홀로 떨어져 있는 것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solitude”의 긍정적이고 자발적인 분위기를 가리키기 위해서 황동규 시인은 “홀로움”이란 말을 즐겨 쓴다고 하는데, 이는 “환해진 외로움” 또는 “홀로 된 즐거움”을 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포프의 시 제목 “Ode on Solitude”를 “고독부 孤獨賦”라고 번역한 것을, 황동규 식으로 표현하면 “홀로움에 부치는 노래”라고 하면 좋을 듯 싶군요. 포우프는 18세기 신고전주의 시인으로 고전에 대한 영향을 표현하거나, 사회적인 관심사를 노래하는 풍자시를 많이 썼는데, 이 시는 그리스의 목가시 전통의 영향으로 4행으로 이루어진 시연에 abab의 운을 맞춘 깔끔한 형식에 맞추어 시골의 한적한 삶에 대한 갈망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시에서 말하는 “고독”은 혼자 있음 그 자체라기보다는 도시의 번잡함을 떠나서 시골에서의 안빈낙도의 삶의 만족을 묘사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는 도시가 생겨난 이후, 아니면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된 이후, 복잡한 사회를 떠나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고, 그래서 목가시와 같은 풍의 시가 쓰여지게 된 것입니다. 복잡한 도시생활을 떠나 한적한 시골에서 전원생활을 하면서 조용히 책을 읽거나 명상에 잠기고자 하는 것은 현대에 들어와서 물질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들에게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삶의 모습으로 보이는 듯합니다.

그림: 김분임

여름날의 환희            90.0 x 65.1 Watercolor on paper

 
정석권 기자 skcheong@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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