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박동화의 작품 세계

그가 하고 싶었던 독백은 무엇인가

작성일 : 2021-08-26 00:48 수정일 : 2021-08-26 09:23 작성자 : 이용만 기자

 

 

대표작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

 

박동화의 대표작은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이다.

이 대본의 표지에는 “박동화 작,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 3막 5장”이라 쓰여 있고 한 장을 넘기면 안쪽에 “때---현대, 곳---도시”라고 차례처럼 쓰여 있다. 한 장 더 넘기면 나오는 사람들이 나온다. 등장인물 아래 인물에 대한 간략한 멘토가 있다.

 

주인공인 김의균에 대한 멘토는 ‘김규삼의 아들, 전직 검사, 종종 발작을 하고 3막에 가서는 자학행위로 말미암아 폐병환자’라고 쓰여 있다.

그의 상대역인 박경순에 대해서는 ‘민의균을 사랑한다. 일명 김선희’라고 쓰여 있다.

그리고 1막이 시작하는 페이지에 대본에는 없는 추가적인 설명이 메모되어 있고, 대본의 끝에는 –전막(全幕) 완(完)-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희곡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의 주요 내용 주인공인 민의균이 검사로 재직 당시 박경순의 아버지가 북한 공산군에 부역했다는 황가의 고발이 들어와 조사를 하면서 아무런 물증도 없이 황가의 말만 듣고 사형을 구형해 버린다. 그 자리에 있던 그의 딸 박경숙은 구형을 한 검사를 쏘아본다. 그때 검사의 눈과 마주친다. 아버지는 옥살이 도중 피를 토하고 죽고 만다. 그로 인해 어머니도 병을 얻어 죽고 동생마저 죽고 만다.

 

박경숙은 아버지의 원수인 그 검사를 찾아다니던 중 자기가 비서로 있는 민사장의 아들이 그 검사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민의균은 자기의 죽은 아내의 눈빛을 닮은 박경숙을 사랑하게 된다.

 

민의균은 남침해온 북한 공산당의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난 아내의 한이 서려 비록 부역만 했다 해도 공산당에 대한 적개심과 앙갚음으로 물적 증거가 없어도 중상과 모략과 위증만을 내세워 죄 없는 사람에게 사형을 구형하게 되었고 세월이 흐르자 그로 인한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게 된다.

그래서 자기 때문에 죽게 된 사람에 대한 참회의 독백을 하게 되고 그 독백을 할 상대를 찾게 된다.

 

마침내 죽음을 앞두고 박경숙에게 자기의 독백을 부르짖게 된다. 그리고 그의 독백을 이어받아 달라 하고 경숙은 이를 승낙한다.

주인공 민의균은 말한다.

“경순이, 경순이.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어. 나 혼자 저주를 받다가 쓰러지기 전에 네게만은 나의 독백을 해야겠어. 나의 독백을 이어받아 주겠소?”

 

1991년에 발간된 박동화 희곡집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는 발행처가 한국예총 전라북도지회로 되어 있고 발행인이 한국예총전북지회장 이기반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지회장의 발간사에서도 ‘연극사에 길이 빛날 금자탑’이라는 찬사를 하고 있다. 축간사를 당시의 전북도지사 최용복이 썼다.

 

박동화 희곡집 발간을 위한 편찬위원회를 구성하였는데 위원장에 문치상 전북일보사 광고국장, 편집장에 조규화 한국예총 전북지회 편집장, 위원에 김기홍 한국연극협회 이사, 강택수 한국연극협회 전북지부장, 유영규 창작극회 자문위원 등이 올라 있다. 이러한 편찬위원들을 볼 때 박동화가 전북사회에 끼친 영향이 얼마나 컸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그의 희곡집에는 대표작인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를 비롯하여 여운(餘韻), 싸우지 맙시다, 산천초목(山川草木), 망자석(望子石), 이유 있다, 나루터, 사는 연습, 등잔불 등 9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의 끝나지 않은 독백은 무엇인가

 

그의 대표작인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에서 그가 하고 싶었던 독백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하고 싶은 말을 주인공을 통하여 말하고 있다. 연극은 등장인물의 한 사람인 홍선생의 이런 독백으로 시작된다.

 

“지구가 돌고 태양이 솟아오르고 강물이 흐르고 바람이 불어서 우리 인간이 호흡을 하고 살고 있는 동안은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내 몸뚱아리에 죽음이란 이름의 화려한 상장(喪葬)을 둘러 마지막 내 호흡이 끊어진다면 나와 동일한 다른 이름의 소유자가 나의 독백을 이어받아 나의 독백은 두고두고 끝나지 않을 것이다. 나의 독백, 인간의 독백은 지구의 운명이 마지막이 될 때 지구의 운명과 같이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독백은 연극의 마지막 장면에서도 다시 등장한다. 그가 그토록 독백을 하고 싶어 했던 대상자인 박경순을 통하여 독백을 하게 한다.

“지구가 돌고 태양이 솟아오르고 강물이 흐르고 바람이 불어서……”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와 박동화의 작품 세계

 

그의 작품세계는 세태 풍자가 많이 등장한다. 그러면서 끝없는 갈망과 인간적인 사랑의 발로가 이어진다. 그러나 그의 여러 작품에서 나타난 공통점은 그의 대표작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에서 나타난 독백의 연장선에서 해석하는 것이 좋다. 그는 작품을 통하여 끝없이 독백을 한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에서는 전직 검사의 도덕적 갈등과 현실적인 사랑의 갈등이 등장한다. 여주인공의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과 그 사람에 대한 인간적인 사랑의 갈등이 등장한다.

 

한국전쟁 당시가 시대적 배경인 이 연극은 욕망에 대한인간의 양면성에 대한 정의와  주인공의 갈등이 이어진다. 부인이 북한 공산당의 총탄으로 쓰러진 보복에 대한 심리가 내재해 있는 상태에서 편협된 심리상태에서 내린 사형의 구형에 대한 양심적 고뇌가 극을 이끌어 간다. 이데올로기의 극한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 연극에서 주인공의 독백은 곧 극작가 박동화의 독백이다. 연극에 대한 끝없는 갈망을 향한 독백이다. 높은 이상과 열망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초라한 연극 환경에 대한 갈증인 것이다.

“나의 독백을 이어받아 나의 독백은 두고두고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의 독백은 비단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에서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작품 ‘상쇠’와 ‘등잔불’에서도 등장한다. 상쇠의 주인공 이상수나 등잔불의 주인공 황태일이 외치는 소리도 박동화의 외침인 것이다.

상쇠에서 주인공 이상수가 집을 나간 아들이 돌아와 자기의 대를 이은 상쇠의 자리를 이어받기를 바라는 마음은 후배들이 연극을 이어받기를 바라는 박동화의 마음인 것이다.

마지막 작품인 등잔불에서도 주인공 황태일의 입을 통하여 꺼지기 쉬운 전북연극의 불을 꺼뜨리지 않으려는 몸부림인 것이다.

그가 쓰고 문치상이 연출한 ‘느티나무골’은 전북일보가 주관이 되어 도내의 각지를 순회공연하기도 하였다.

 

그는 그의 연극인생의 마감을 그의 마지막 작품인 「등잔불」과 함께 했다.

그는 극장에서 「등잔불」을 관람하면서 쓰러져 며칠 후 세상을 떠났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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