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정 시인 주택 ‘비사벌 초사’ 보존되어야 한다

재건축사업 추진으로 철거 위기

작성일 : 2021-08-30 12:08 수정일 : 2021-08-30 12:54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전북을 대표하는 신석정 시인이 생의 후반기를 거주하였던 전주시 노송동의 ‘비사벌 초사’가 철거 위기에 놓여 있다 한다.

요즘 붐이 일어나고 있는 재건축 사업 추진으로 인해 철거 대상 건물이 된 것이다.

 

재건축 사업이야 언제 어느 곳에서나 벌어질 수 있지만 이미 세상을 떠나가신 시인의 거주지나 기거했던 집은 한 번 헐리고 나면 그대로 다시 지을 수 없는 것이다.

선진국이나 문명이 발달된 나라일수록 문화재에 대한 국가나 국민들의 애착이 강하며 이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드세다.

역사적인 유물이나 유적을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는 것은 문명국의 수치이며 문화와 예술을 경시하는 나라는 문명국이라 할 수 없다.

 

신석정 시인은 전북을 대표하는 시인이며 전북이 자랑하는 시인이다. 많은 전북 출신 작가들이 친일파로 몰려 곤혹을 치르고 있지만 신석정 시인은 일제강점기 때에도 일제에 조금도 굴하지 않았다. 창씨개명을 반대하였으며 친일적인 글을 쓰지 않기 위하여 절필을 선언해 버렸다. 그리고 부안의 고향집에서 농사일을 하면서 초야에 묻혀 살았다.

그때에 만들어진 시가 「아직은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그 먼 니라를 아십니까」 등의 시가 담긴 시집 『촛불』과 『슬픈 목가』를 내어 목가시인으로서 이미지를 구축하던 시기다.

 

신석정 시인은 전북 부안 출생이며 본명은 석정(錫正)이다. 1931년 『시문학』 제3호에 ‘선물’을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주로 자연을 제재로 목가적이고 낭만적인 시를 썼으나, 광복 이후에는 현실 참여 정신과 역사의식이 강한 작품도 썼다. 시집으로 『촛불』 『슬픈 목가』, 『댓바람 소리』, 『빙하』, 『산의 서곡』 등이 있다.

 

현재 철거의 논란에 휩싸인 비사벌 초사 신석정 시인이 부안의 생활을 접고 전주에 와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인생의 후반기를 살아온 1961년부터 1974년까지 15년 동안 살았던 곳이며 생을 마감한 곳이다. 이곳은 수많은 전북 출신 문인들이 드나들던 곳이요 시인이 근무하던 전주고등학교 학생들이나 전주상고 학생들이 시인의 꿈을 안고 드나들었던 곳이다.

시인은 시집을 다섯 권을 냈는데 『촛불』과 『슬픈 목가』는 고향인 부안에서 내었고 『빙하』, 『산의 서곡』, 『댓바람 소리』는 노송동 비사벌 초사에서 내었다. 비사벌 초사는 후반기 시집을 세 권이나 낸 자리인 것이다.

 

 

그 집에는 시인이 기거하던 주택은 물론이요 시인이 직접 가꾸었던 수목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시인이 끔찍이 사랑했던 동백이나 태산목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러한 소중한 내력과 유물들이 남아 있는 비사벌 초사를 아무 생각 없이 재건축이라는 이름으로 철거를 한다는 것은 문명국으로서의 국가적 손실이요 문화와 예술을 아끼고 사랑하는 문화인의 수치다.

 

어쩔 수 없이 재건축을 시행해야 한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첫째, 건축하고자 하는 아파트 안에 비사벌 초사를 그대로 보존하여 주택민들의 휴식 공간과 문화 시설로 이용하게 하는 방법이다. 비사벌 초사가 그대로 보존됨으로써 그 곳이 명소가 되고 건축물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다.

 

둘째, 아파트 한쪽으로 비사벌 초사를 그대로 옮겨서 보존하는 방법도 있다. 주택과 정원을 그대로 옮기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전주시나 전북도 당국은 문화적 가치가 높은 이곳을 아파트 건축 부지로 개발할 것이 아니라 ‘신석정 문학공원’으로 개발함이 더 가치가 있을 것이다.

 

현재 뜻있는 이들에 의해 ‘비사벌 초사 보존대책위원회’가 조직되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주시장을 만나 설득을 하고 있고 보존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북을 대표하는 시인이요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였으며 많은 후학들을 길러내었던 신석정 시인이 생전에 살았던 '비사벌 초사'가 그대로 보존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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