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민의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하여 마련한 인후 배수지(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소재)가 추석을 맞아 말끔하게 단장을 했다. 전문 벌초꾼이 대여섯 명 달려들어 첫날은 주변의 풀을 깎고 다음날은 배수지 봉분을 깎는데 칼날 돌아가는 소리가 귀청을 놀라게 한다.
그러고 나면 말끔하게 단장한 배수지의 모습이 나타난다.
인후 배수지는 전주시 광역 상수도 사업으로 1994년 6월 30일부터 1996년 12월 11일까지 인후동에 위치한 도당산 줄기를 깎아 마련한 배수지다.
이 배수지는 진안의 용담댐의 물을 이곳까지 끌어다가 저장하여 두고 전주시민들에게 맑고 깨끗한 상수도 물을 공급하는 곳이다. 이 배수지가 만들어지면서 전주시의 수돗물 부족에 대한 걱정이 없어졌다.
수돗물 저장 탱크가 있는 부분은 두껍게 흙을 덮었으며 주변을 포장된 트랙으로 조성한 후 연질의 타이탄을 깔아 충격을 완화시켰다. 트랙의 길이가 무려 440m나 되어 종합경기장 정규 육상 트랙보다 더 길다.

말끔하게 풀을 깎아낸 배수지 위의 까치들
많은 전주시민들이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이곳 배수지 둘레를 걷거나 뛰고 있으며 혼자서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무리를 이루어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누구든지 인후공원 도당산에 오르면 거쳐 가는 곳이 인후 배수지이며 트랙을 몇 바퀴 돌지 않을 수 없다. 이곳에서 트랙을 돌다 보면 매일 운동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을 만남의 장소로 정한 사람들이 많다. 일찍 나온 사람이 먼저 트랙을 돌고 있으면 나중 나온 사람이 기다렸다가 합류하여 이후의 코스를 정하여 함께 운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낯이 익어 누구나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게 되고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답례를 하게 된다.
트랙 옆 공터에는 갖가지 운동기구가 있어 잠시 몸을 풀었다가 다시 트랙을 돌기도 한다.
배수지 주변에는 각종 나무들이 서있어 철에 따라 다양하게 꽃을 피워 트랙을 도는 사람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고 있다. 이른 봄 하얗게 피어오르는 목련에부터 시작하여 봄이 다 가고 여름이 한창 시작하면 피어나는 자귀나무 꽃까지 때와 철에 따라 갖가지 꽃이 피어난다.
이곳에서는 떠오르는 해를 집에 있는 전주시민들 보다 먼저 볼 수 있는 곳이며 눈을 들어 동쪽을 보면 멀리 진안의 운장산을 볼 수 있다. 그 앞에 있는 연석산도 보이며 송광사가 있는 종남산도 보인다. 종남산 바로 옆에 있는 동암산도 보이며 종남산 너머 멀리 위봉산성이 있는 추줄산도 볼 수가 있고 눈을 더 오른쪽으로 돌리면 진묵대사가 백리 밖 변산 월명암에서 먼 곳에서 비추는 불빛을 보고 찾아갔다는 천년 고찰 원등사가 있는 청량산도 보인다. 그리고 전주에서 진안을 가기 위하여 넘어야 하는 보룡재와 마치재도 한눈에 들어온다.
눈을 북쪽으로 돌리면 건지산과 멀리 봉동 너머 선녀봉도 보이고 너른 벌판을 지나 만경강을 따라 서해로 이어진다.
걸음을 북쪽으로 옮겨 좁은 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전주역 광장이 바로 코앞에 있다. 여기에서 숨을 돌리고 다시 정수장으로 나와 트랙을 지나 도당산 꼭대기에 오르면 전국적으로도 지붕이 넓은 정자인 기린정이 있으며 서쪽으로 벋은 산줄기의 양쪽에는 넓은 편백나무 숲이 있어 피톤치드가 뿜어 나오고 있다.
인후공원 도당산의 산책길은 뭐니 뭐니 해도 인후배수지를 빼놓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