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강 발원지, 밤샘을 찾아서

전북의 주요 도시를 적시는 호남평야의 젖줄

작성일 : 2021-09-22 12:34 수정일 : 2021-09-23 08:36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완주에서 시작하여 전주, 익산, 김제, 군산을 지나면서 전북의 주요 지점을 적시는 만경강은 전북지역의 고대 문명을 발생시키고 문화를 발전시키는 일을 톡톡히 해온 강이다.

 

만경강의 발원지를 찾아가는 것은 전북 문명과 문화를 꽃피우게 했던 강의 발원지를 찾아가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할 것이다.

만경강 발원지 전북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의 원등산 줄기다.

전주에서 출발하여 가는 길은 소양면 화심을 거쳐 밤티재를 넘어가는 방법과 고산을 거쳐 동상 저수지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는데 화심을 거쳐 밤티재를 넘어가는 길을 택했다.

 

구불구불한 밤티재를 넘어가면 밤티마을이 나온다. 밤티마을에서 만경강 발원지까지 가는 길목에는 깨끗하고 공기 맑은 곳에서 심신을 수양하고자 하는 별장이나 수련원들이 눈에 띈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휴식처를 마련한 것이다. 그중 하나가 청소년들에게 바른 인성을 키워주고자 애쓰고 있는 “일일선인성운동본부”가 수련원으로 겸하여 쓰고 있는 "동상 편백나무숲 연수원"이 있다.

 

여기에서 조금 오르면 밤재가 나오는데 고개 너머가 전주에서 진안을 향해 넘어가는 보룡재다.

밤재 고갯마루에서 조금 내려오면 “만경강 발원샘(밤샘) 입구”라는 안내판이 나온다. 안내하는 방향으로 조금 가면 “만경강 발원지(밤샘)”라는 말뚝 팻말이 나오고 입구를 돌로 쌓은 작은 샘이 나온다. 이곳이 200리 먼 길을 출발하는 만경강 발원지다.

 

  

샘물이 흘러내려오는 질펀한 곳에 여기저기 멧돼지가 목욕을 한 흔적이 보인다. 이곳이 진흙탕이라 멧돼지들이 몸에 붙은 진드기를 비롯한 기생충들을 떨어내려고 몸을 뒹굴어 진흙을 묻힘으로써 진흙이 말라 떨어지면서 기생충들도 같이 떨어져 나간다는 것이다.

 

밤샘에서 샘물을 따라 약 2km 정도 내려오면 "꿈나무체험 관찰학습관"이 나온다. 여기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닭과 오리, 거위, 토끼, 조랑말 등이 있다. 깊은 산속에서 작은 동물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계속 물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연석산 아래 “연석산 미술관”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수시로 미술전람회가 열리는데 그날은 지역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우리그림 예술교육민화전”이 열리고 있었다. 12명의 민화 작가들이 이 깊고 깊은 산골의 전시장에 전시를 해놓은 것이다. 예술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분야이고 보면 이곳이 오히려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하여 주어서 예술적 감각을 돋우어 주는 곳인지도 모른다.

 

좁은 산길을 따라 내려오던 물길은 동상 저수지를 거쳐 대아 저수지로 모인다. 여기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고산으로 흘러가 화평천과 합류하여 제법 큰 냇물인 고산천이 되어 전주의 북쪽을 흐른다.

 

가는 도중 발원지인 밤샘의 고개인 밤재 고갯마루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빗방울들이 모여 만든 소양천과 합류하여 보다 큰 물줄기로 흐른다.

 

한편 완주와 임실을 가르는 슬치재에서 발원한 또 다른 물줄기는 남관과 상관을 거쳐 전주천이 되어 전주를 관통하여 흐르다가 모악산에서 발원한 삼천과 합류하여 추천이 되어 전주의 북쪽을 흐른다. 덕진동과 팔복동을 연결하는 다리가 추천대교인 것은 추천 위에 놓인 다리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추천은 전주 북쪽을 감싸 돌아 나가다가 고산천과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서부터는 냇물로서의 사명을 마치고 강이 되어 흐른다. 이 강이 만경강이다.

만경강은 강의 위용을 갖추면서 계속 흘러 익산천과 만나 더 큰 강줄기를 이루며 김제, 청하, 진봉, 심포로 흘러들어가 새만금방조제로 유입된다.

 

현재 지명으로 남아 있는 목천포와 춘포는 서해에서 만경강을 따라 나룻배들이 올라오던 지역의 이름이다.

 

우리나라 제일의 곡창지대인 김제만경 들판을 적시며 풍년의 젖줄이 되었던 만경강도 우리나라 8대 오지라는 명칭을 얻을 만큼 깊고 깊은 밤샘에서부터 시작하여 200리 길을 달려와 이렇게 수명을 다하는 것이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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