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는 공원, 체육시설이 있는 운동기구 마당. 그 곳을 매일 싸리비를 들고 나와 깨끗이 청소하는 사람이 있다.
모두들 작정한 듯 운동에 여념이 없다. 시계를 자주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은 시간을 정하여 일정한 시간에 얼마만큼 운동을 했는지 측정을 하는 사람이다.
같은 길을 뱅뱅 도는 사람은 몇 바퀴를 돌았는지 세어보느라 정신이 없다.
그래서 한눈팔 틈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이 운동을 하는 공원의 운동기구가 많이 놓여 있는 체육시설 터를 아침마다 싸리비를 들고 와서 깨끗하게 쓸어놓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는 수줍어하며 이름도 사는 곳도 밝히려 하지 않는다. 마스크를 쓰고 모자까지 깊숙이 눌러써 얼굴 윤곽마저 알 수도 없다. 무명의 봉사자로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굳이 쓸어놓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떨어진 낙엽은 사람의 발길에 밟혀서 부서지고 바람에 날려가기도 하는 곳이니 내버려 두어도 괜찮은 곳이다.
그런데도 매일 깨끗이 쓸어놓는다.
그렇게 깨끗이 쓸어놓지 않아도 되는데 왜 매일 쓰느냐고 물었다.
“운동하는 사람들 기분 좋게 하려고요.”
사실 깨끗이 쓸어놓은 곳에서 운동을 하면 왠지 기분이 좋다. 그래서 운동도 잘 된다.
그런데 낙엽은 나무 밑에 모아두면 되는데 집에서 가져온 비닐이나 페트병은 자기가 담아서 집으로 가져가야 하니 그것이 어렵단다.

나를 위하는 일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하는 일도 아니고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귀찮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 일을 다른 사람들 기분 좋으라고 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진심에서 우러나서 하는 일이다. 이런 사람들이 늘어나면 세상도 더 밝아질 것이다.
공원에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해놓은 흔적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비가 와서 길이 패이거니 끊어지면 괭이나 삽으로 길을 이어놓고 메워 놓는 사람들이 있다. 썩은 나무가 넘어져 길을 막으면 톱을 가지고 와서 잘라서 치우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은 꽃모종을 가지고 와서 산길에 심어놓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집에서 쓰던 헌 가구를 산에다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썩어서 나무들의 거름도 되지 않을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도 있다. 산에서 오물을 주워서 집으로 가져가는 사람도 있고 집에서 가져와서 산에다 버리는 사람도 있다. 너무도 대조적인 사람들이다. 본인의 욕심이나 성격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문제는 자녀들이 배운다는 것이다. 자녀들에게는 정직해라, 남을 괴롭히지 말라 가르치지만 자녀들은 부모의 말보다 하는 일을 그대로 배운다.
산에 든 사람들은 산의 가르침을 배워야 한다. 산은 산에 기대고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내치지 않고 보듬으며 차별하지 않는다. 인간도 산에 들어오면 산의 일부다. 산의 섭리에 따라야 하고 산의 가르침에 따라야 한다.
아침마다 공원의 체육시설 터를 쓰는 사람은 산에 든 모든 생명체를 이롭게 하는 산의 가르침을 잘 따르는 사람이다. 본인이 복을 받고 자손이 복을 받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