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시로의 초대) 오마르 하이얌의 루바이야트 12, 에드워드 피츠제럴드

The Rubáiyát of Omar Khayyám 12, Edward Fitzgerald (1809-1883)

작성일 : 2021-10-26 08:32 수정일 : 2021-10-26 09:31 작성자 : 정석권 기자

The Rubáiyát of Omar Khayyám 12

Edward Fitzgerald (1809-1883)

 

A Book of Verses underneath the Bough,

A Jug of Wine, a Loaf of Bread―and Thou

Beside me singing in the Wilderness―

Oh, Wilderness were Paradise now!

 

오마르 하이얌의 루바이야트 12

에드워드 피츠제럴드

 

나뭇가지 아래에 시집 한권

술 한 병, 빵 한 덩이, 그리고 그대

이 황야의 내 곁에서 노래 부른다면,

이 황야는 금세 낙원이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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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바이(Rubai)는 페르시아 어로 시(詩), 특히 4행시를 뜻하고, 루바이야트(Rubaiyat)는 그것의 복수형이라고 합니다. 오마르 하이얌(Omar Khayyam, 1048-1123?)은 11세기 페르시아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였으며, 페르시아의 나이샤푸르 (현재 이란 북동부의 도시인 네이샤부르의 옛지명)에서 출생하고 죽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 일을 도와서 천막공 일을 했으며. 이슬람권에서는 알바니아의 우표에도 하이얌의 초상화가 실려 있을 만큼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는 학문과 장미와 술 그리고 여인을 좋아하였고, 금주가 전통인 이슬람 국가에서 술을 사랑한 그는 이미 정치적 권력에 대한 욕심에서 벗어난 자유인으로 보입니다. 아마 그래서 관료들의 정변에 휩싸이지 않고 오래 살았나봅니다.

  이 시를 번역한 피츠제랄드는 영국 북동부 서퍽(Suffolk) 지방 출신의 시인으로서 캠브리지 대학을 졸업했으며, 페르시아어도 공부한 비교적 평범한 학자의 삶을 산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1859년 바로 오마르 하이얌의 시집 <루바이야트>(The Rubaiyat of Omar Khayyam)를 번역하여 일약 영문학사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산업혁명과 과학의 발달 등으로 기계문명이 발달하고 물질이 풍부해진 사회에서, 그 물질적 풍요에 대한 허무함에서 비롯된 권태로운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던 때에 동양의 신비적 허무주의를 담은 루바이야트가 영국인들의 감성에 맞아 인기 있는 시가 되었던 것입니다.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번역된 책이라고 할 정도니까요.

  어쨌거나 <루바이야트>는 동양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입니다. 특히 위에 인용한 제 12 편에서 술 한 잔, 빵 한 덩이, 시집 한 권, 그리고 당신만 있으면 이 험한 세상은 낙원이 된다는 구절은 어디서 많이 듣던 표현 같아 보입니다. 여기서 시집 한 권은 무슨 어렵고 골치 아프고 이해하기 힘든 시를 말하기 보다는 편하게 읽거나 흥얼거리는 노래책 정도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마도 우리가 흔히 듣는 표현인 “나물먹고 물마시고 팔베게 베면 사나이 한 평생 부러울 게 무어랴...” 라는 노래도 이 시구와 같은 맥락인가 싶습니다. 실은 이 구절은 공자님 말씀입니다. 논어 술이(述而)편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 팔을 베고 누웠으니 / 즐거움이 그 안에 있고 / 의롭지 않게 부귀를 누림은 / 나에게는 뜬구름과 같다” (飯疏食飮水 / 曲肱而枕之 / 樂亦在其中矣 / 不義而富且貴 / 於我如浮雲)

그림: 김 분임

포도주가 있는 정물 40.9 x 27.3 Watercolor on paper

 

 
정석권 기자 skcheong@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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