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으로부터 알려진 이상한 질병, 화병

화를 다스릴 줄 알아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작성일 : 2026-08-09 15:01 수정일 : 2026-08-10 08:28 작성자 : 이용만 기자

 

 

 

화병(火病)은 한국 사람으로부터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질병이다.

 

1983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의료원의 한 정신과 의사가 그곳 한국인 교포 여성이 찾아와 자신이 화병에 걸렸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처음으로 들은 화병에 대하여 의아해 하고 있는데 이어서 두 명의 한국인 교포가 더 찾아와 화병을 호소하는 것이었다.

 

한국인 교포 여자들이 말한 화병의 원인은 이러했다.

 

함께 살아온 딸의 부부가 크게 다툰 뒤

남편과 크게 싸웠는데 남편이 헤어지겠다고 한 뒤에

미국에 이민 왔는데 하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아 미래가 불확실해서 불안하고 긴장되어 여기저기 아프다.”

 

이 말을 들은 의사는 세 명의 한국 교포를 정신과 차원에서 심리 치료를 한 결과를 미국 정신의학회지에 발표하였다. 그리고 그 화병에 대하여 한국의 문화연계증후군(Culture-Bound Syndrome)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제기하여 화병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자 그동안 잠잠하던 국내에서도 화병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게 되었다.

 

화병은 한국인으로부터 알려진 병이다.

 

한국인에게만 있는 화병

 

한국에는 오래전부터 가슴애피라는 병이 있었다.

가슴애피가슴앓이의 방언이다.

시집살이가 심하고 남자들에게 구박을 많이 받았던 여자들에게 가슴에 무언가 큰 뭉치가 들어 있는 것처럼 무겁고 아픈 증상이었다.

이것이 화병(火病)이었던 것이다.

 

 

화병(火病)은 울화병이라고도 한다.

억울한 일을 당했거나 한스러운 일을 겪으며 쌓인 화를 삭이지 못해 생긴 몸과 마음의 질병이다.

 

주로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듯하며, 뜨거운 뭉치가 뱃속에서 치밀어 올라오는 증세와 불안, 절망, 우울, 분노가 함께 일어나는 병이다.

미치고 환장할 일과 관련된 병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만 있는 이 가슴앓이는 조선시대에 여자들에게 엄격한 법도를 들이밀었던 조선시대에 많았던 병이다.

칠거지악이라는 굴레를 씌워서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첩을 데리고 들어와도 말 한 마디 못하게 했던 시대에 여자의 가슴에 응어리를 맺게 하고 한을 어리게 했던 사람들에게 생긴 병이었다.

 

가슴애피는 한국 사람들만 앓는 병이다.

 

고려 시대까지만 해도 여자들이 상당히 자유스러웠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유교를 기본 이념으로 삼으면서 여자들의 자유가 완전 박탈되었다. 이 시대에 생긴 병이 가슴애피였던 것이다.

 

 

조선시대의 화병 기록

 

화병과 비슷한 맥락의 화증(火症)’이라는 말은 조선 정조의 모친이며 사도세자(思悼世子)의 부인이던 혜경궁(惠慶宮) 홍씨[17351815]가 쓴 한중록에서 사도세자의 병세를 언급할 때 자주 나온 말이었다.

 

()가 나시면 푸실 데 없사오니……”,

화증(火症)을 덜컥 내오셔……”,

그 일로 섧사오시고 울화(鬱火)가 되시더니……”,

 

위의 대목을 보면 화증을 화를 내는 증세, 또는 울화가 치미는 증세로 특별한 병증(病症)의 이름으로 쓰고 있었다.

 

한의학(韓醫學) 연구가들은 화병이라는 병명은 한의학의 전통 문헌에서 독립된 질병으로 다루어진 적이 없다고 하였다.

화병을 화병(禍病)이라 부르는 이도 있고 순수한 우리말로 홧병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화병이 현대 정신의학의 심인성 신체장애와 관련해서 처음 언급된 것은 1969년과 1970년의 일이며, 1975년에 농촌사회의 질병관 조사의 하나로 설문조사가 실시된 뒤 화병만을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977년의 일이다.

 

 

화병을 일으키는 요인의 사례

 

남편과의 사이에 말 못할 사연

손자가 말썽을 자꾸 부려서 속이 상함

자기 잘못으로 시동생이 죽고, 뒤에 남편이 죽은 사례

시부모나 자식이 속을 썩여서

가족들이 연거푸 사고로 죽었을 때

재산을 강제로 털려서 억울하게 손해 볼 때

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남편이 노름으로 돈을 없애버려서

남편이나 자식이 술버릇이 사나워서

사업 실패로 돈을 모두 날린 뒤

자식이 죽거나 고치기 어려운 병이 든 뒤에

 

 

신경을 쓰는 일이 누적되어 만성 스트레스로 작용하거나 죽음과 같은 급격한 상실의 경험을 크게 겪은 뒤에 일어난 경우이다.

 

 

화병의 증상

 

  • 가슴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오름
  • 목에 무언가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듦
  • 분한 생각이 울컥 솟아남
  • 작은 일에도 화가 남
  •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힘
  • 속쓰림, 매스꺼움 증상이 일어남
  • 안구통, 눈이 침침해짐
  • 탈모 증상이 나타남
  • 자주 화나고 신경질이 남
  • 의욕 상실, 무기력증이 나타남
  • 불안, 초조해짐

 화병은 여러 가지 증상으로 나타난다. 

 

화병의 치료 방법

 

  • 전문적인 심리 상담을 받는다.
  •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 맺힌 감정을 풀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 약물치료를 한다.
  • 알코올 섭취를 줄인다.
  • 일에 몰두할 일거리를 만든다.
  •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한다.
  • 전문 치료를 받는다.

 

  화병은 분노를 조절할 수 있어야 치료할 수 있다. 

 

병원에 가야 할 정도의 화병

 

  • 답답하고 열이 나는 일이 수개월 계속될 경우
  • 불면증이 심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경우
  • 화가 자주 폭발하여 대인관계가 어려울 경우
  • 두통이 반복될 때
  • 분한 생각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경우

 

화병 증상 자가 진단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화병으로 간주한다.

 

1. 신체 증상

  가. 가슴이 답답하다.

  나. 열이 자주 오른다.

  다. 자주 화가 치밀어 오른다.

  라. 목이나 명치에 뭉쳐진 덩어리가 느껴진다.

  마. 자주 입이 마르거나 목이 마르다.

  바.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자주 일어난다.

  사.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깬다.

  아. 평상시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2. 심리 증상

  가.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자주 느낀다.

  나. 마음의 응어리나 한()이 있다.

  다.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거나 분노가 치민다.

  라.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거나 자신이 초라하고 불쌍하게 느껴진다.

  마. 두렵거나 깜짝깜짝 놀란다.

 

 

화병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일어나는 일

 

1. 우울증 등 정신장애

화병 환자의 상당수가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 등의 질환을 같이 가지고 있으며, 그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도 화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2. 심혈관계 질환

화병과 연관성이 높은 신체 질환 가운데 대표적인 질환은 심혈관계 질환이다. 이는 화병이 분노의 억제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분노는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심장을 압박한다. 코르티솔을 분비하게 되고 혈압을 높이게 되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가슴 두근거림, 혈압 상승, 긴장 과도의 양상이 발생하고 결국, 심장질환, 고혈압, 중풍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3. 기타

다양한 정신적, 신체적 질병과 화병의 연관성이 높은데, 이는 화병이 스트레스성 질환의 대표적인 질환이기 때문이다. 분노를 가지고 사는 것은 그만큼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응어리를 풀어야 한다.

 

  화병을 그대로 방치하면 더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일상에서의 화병 예방 지침

 

1. 화가 난다고 바로 폭발시키지 않는다.

2. 화를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방법을 찾는다.

3. 어쩔 수 없이 화를 표출했다면 그 뒤에는 전신을 이완시켜 준다.

4. 화는 가능하면 그날 풀어야 하며, 화가 난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지 않도록 한다.

5. 자신과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도록 한다.

6. 자신에게 맞는 운동과 취미생활을 꾸준히 실시한다.

7. 어떤 일에 몰두하여 과거의 일을 잊는다.

 

 

화병은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하는 병이다.

화병은 저절로 낫는 병도 아니다.

그렇다고 뾰족한 처방도 없는 병이다.

화를 가라앉힐 수 있어야 한다.

화병은 스스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전문적인 심리과, 정신과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스스로 화를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이용만 기자 ym60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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