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기간으로 삼았던 여유 시간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동안거(冬安居)”라는 것을 지켜왔다.
겨울 동안 봄을 맞이하기 위하여 근신하고 준비를 했던 것이다.
사계가 뚜렷한 곳에 사는 우리 조상들은 한가한 겨울을 그냥 지내지 않고 무언가 준비를 하는 시기로 삼았다.
본래 동안거(冬安居)는 추위가 시작되는 음력 시월 보름날부터 추위가 풀리는 이듬해 정월 보름날까지, 추운 겨울에 나돌아다니기 어렵기 때문에 승려들이 일정한 곳에 머물며 도를 닦는 일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10월 보름부터 이듬해 정월보름까지 승려들에게 바깥출입을 금하고 수행 정진하도록 했다. ‘안거’는 팔리어로 ‘우기’라는 뜻으로 주로 동남아시아의 불교 공동체에서 매년 몬순 기간에 해당하는 3개월 동안 승려들이 일정한 거처에 머무르며 수도하는 것을 말한다.

동안거는 본래 겨울철에 절에서 수신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이 일반 사람들에게 전파되어 겨울이 되면 동물이 동면하듯이 한겨울 석 달 동안 자신의 모자람을 채우기 위하여 한 해 동안의 잘못한 일들을 돌아보고 모자라는 것을 충전하는 시기로 보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다스리고 두드리는 때를 겨울 ‘동안거’라 했다.
동안거 문화는 신앙이나 종교에서 출발하여 일반인들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어온 것이다.
주로 일반 백성을 지도하는 지도자들이 한가해진 겨울이 되면 자신을 돌아보고 모자람을 채우는 일을 했다. 그것이 동안거 공부였던 것이다.
우리 민족은 겨울이 되면 자숙하고 자중하여 모자람을 채우는 동안거를 실천했다.
동안거는 보통 음력으로 10月 보름부터 시작하여 정월 대보름에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음력 2월 초하루가 되면 영동 대신들이 출몰한다 하였다.
그래서 동안거 기간에 무엇을 했는지 점검을 한다고 생각했다.
동안거 기간이 끝나면 동쪽으로부터 새 기운이 들어오는 데 영동할매 이야기를 만들어 근신하였다.
2월이 오면 어떤 할머니가 하늘에서 내려오는데 그 할머니는 여자 같은 음신, 음기를 더불고 온다고 하였다. 이것이 동쪽에서 기운을 몰고 온다고 생각하였다. 영동 할매인 것이다.

겨울울 잘 지냈나 영동할매가 검사하러 나온다.
우리 민족은 2월 초하루에 내려오는 영동 대신을 굉장히 무서워했다.
그래서 영등달에는 무속인들도 함부로 일을 못하는 달인 것이다.
돈을 벌려고 일을 벌이면 충을 맞고 병을 얻으며, 심하면 병신이 되는 엄청난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음력 2월은 자중하면서 지낸 것이다.
근신하고 행실을 조심하기 위하여 오색천 같은 것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가의 나뭇가지에 걸어 두었다.
이것은 "동안거 기간에 나를 돌아보고 반성했으며 준비를 충분히 했다“는 것을 영동대신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이것을 영동 달에 해야지 때를 넘기면 소용이 없다.
동안거 기간에 준비를 하지 못한 사람은 영동대신이 오는 것이 두려워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하여 산이나 절에 가서 밤새도록 기도하고, 빌고 했다.
사람에 따라 산신에게 빌고, 천지신명에게 빌고, 부처님께 빌었다.

동안거는 개구리가 겨울 동안 꼼짝 않고 기다리듯이 자숙하는 기간이다.
겨울 동안거 동안 게으름을 피운 사람은 새해에 좋은 기운을 걷어가 버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동달에는 축하 행사를 하지 않았다. 결혼도 하지 않고 자중하고 함부로 일을 벌이지 않았다. 함부로 사람을 만나는 일도 하지 않았다.
그만큼 2월은 엄중하게 다스리는 달이다.
겨울에 우리가 공부를 열심히 했으니 신들에게 잘 보이게 해줘야 되겠다는 생각에서 온 것이다.
이것은 신들에게 잘 보일 수도 있고, 반면에 마음을 나쁘게 쓴다면 혼날 대상도 되었던 것이다.
영동대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조물주의 뜻에 따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다.
하늘님이 인간을 세상에 내보냈을 때는 바르게 잘 살라고 내보냈던 것이다. 그래서 영동대신이 점검을 하러 오는 것이다.
그때가 음력 2월이다.
아직은 음력 2월이다.
음력 2월이 다 가기 전에 못다한 일을 열심히 하고 더욱 근신하고 조심해서 올 일 년을 잘 넘기도록 하자.